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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수민족 탐방 홍일직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중국에 대한 환상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중국은 결코 하나가 아니며, 어떤 하나의 개념으로도 그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해 9월 북경 대 조선문화연구소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5대 소수민족자치구를 구석구석 답사하고 북경 대에서「한국전통문화의 특질」을 강의한 뒤 최근 귀국한 홍 교수는 우선 중국의 곁 모습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려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 경고한다.
그가 집중 답사한 5대 소수민족자치구는 내몽골(몽골 족)·신강(위구르족)·서강(티베트족)·영하(회족)·광서(정족)자치구.
『중국은 공간적으로 3등분돼 있습니다.』북경에서 상해까지의 해안지역은 산업화가 시작된 지역으로 자본주의 초기와 같은 극심한 빈부격차로 흔들리고 있는 반면내륙농업지역은 사회주의로 의식주가 해결된 반봉건적 농민들이 격양가를 부르고있다는 얘기다.
홍 교수는 중국을 거대한 공룡에 비유해 중국인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중국은 공룡과 같이 스스로의 몸을 지탱하기에 벅찬 지경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쉽게 무너지지는 않으며 서서히 문화적으로 해체돼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것이 소수민족문화를 답사해 얻은 결론이며, 자신이 주장해온 「문화영토론」의 실증적 근거를 얻은 셈이다.
홍 교수는 중국소수민족자치구에서 변함 없이 지켜 져온 관념문화(언어·사상·종교 등)를 확인했다. 쉽게 변하는 정치적·국제법적 국경과 달리 문화는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고 실질적인 국경이 되리라는 확신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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