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 전문기자
옛 장터 멋 살리며 편리성 더해
대통령상 받은 '함평시장 리모델링'
전남 함평 장터는 시끌벅적 활기찬 모습이 옛 장터 그대로다. 지난해 6월 마무리한 재개발 사업으로 옛 모습을 되살린 한편 현대적 아케이드 개념까지 겸비한 편리한 장터로 거듭난 모습이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닷새마다 한 번씩 장이 서던 곳이지만 지금은 상설시장이 됐다. 하천변에 위치해 2004년까지만 해도 비가 오면 질척거리는 데다 가게 지붕들은 낡고 허물어져 주민들에게 외면받아 썰렁해졌던 곳이다. 이에 함평군은 재래시장 활성화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옛 장터 모습이 관광객 유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해 재개발을 결정했다.
재개발 설계를 담당한 간향건축 박민철 대표는 "옛 장터의 정감을 유지하는 동시에 편리하고, 또 옛것과 새것의 조화를 위해 시장 상부에 대형 막 구조를 설치하되 옛 장터의 흰 천막을 연상시키도록 했으며 특히 옛 장터의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흔히 재래시장 재개발이라고 하면 시장을 몽땅 헐어내고 주상복합빌딩을 짓는 것이 최근 트렌드임에 비해 과거 시장에서 이뤄지던 행태뿐 아니라 조형적인 측면까지도 그대로 살리려 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또"천막 구조는 함평이 나비축제로 유명한 만큼 나비를 연상시키는 조형미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시장의 경제적인 기능 활성화를 위해 시장의 특화시설은 중앙에 배치하고, 무대 형태로 상인과 주민의 만남의 장소를 만들었다. 박 대표는 "시장의 천막구조 등 물리적인 시설의 완성도 중요하지만 시장이란 소비자의 행태에 따라 변해가는 것으로 지속적인 유지 보수뿐 아니라 적절한 변화의 수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사를 맡은 최종현 한양대 공과대학 교수는 "시장의 전통적인 모습과 그 역사를 간직하려 한 노력이 돋보이며 보존과 보수만을 위한 재개발에서 탈피해 옛 구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재료의 도입 등을 통해 시장 기능의 현대화와 편리성을 추구한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 최우수상(국무총리상)
광주 철도폐선부지 푸른길 공원
"자연환경 복원을 통한 상징적 녹지공간을 조성하여 광주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자"는 광주광역시의 의지와 시민의 바람이 성공적으로 실현된 결과물인 셈이다. 특히 폐선 부지의 활용과 관련해 용도 결정 및 설계와 시공과정에 주민대표, 전문가, 시민단체, 시의회가 함께 '푸른길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참여했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푸른길가꾸기 운동본부'에서는 개인.가족.단체.기업 등이 푸른길 공원에 나무를 심도록 권하는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 두레나눔상(문화부 장관상)
원주 후용초등학교 문화발전소
문화프로그램 제공과 예술체험교육을 통해 지역 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은 후용초등학교는 문화를 통한 주민들과의 의사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극단 노뜰(대표 원영오)은 새로 기획하는 공연의 첫 회는 반드시 이곳에서 열고 있으며 청소년 연극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누리쉼터상(문화부 장관상)
경남 함양 상림자연생태공원
함양군은 상림숲 주변 논 2만 평을 사들여 이곳에 연꽃을 심어 연지를 확장해 자연생태공원을 만들었다. 생산성이 낮은 농경지를 연지로 바꿔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동시에 지역주민에게 쉼터를 제공하려는 의도였다. 생태공원에는 세계 각지의 수생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수변수생군락지, 연꽃군락지, 수변문화공간, 조경시설 등을 설치해 자연학습장이자 휴식공간의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현재는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인해 함양군은 대형 주차장을 설치했다.
◆ 우리사랑상(문화부 장관상)
서울 성북동 최순우 옛집
심사를 맡은 강홍빈 서울시립대 교수는"민간단체가 한옥 보존뿐 아니라 한옥 특유의 맛을 지역민이 맛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