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관광·호텔 “찬바람”/걸프전 후유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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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허리띠 죄기” 서서히 생활화/술집고객 크게 줄고 관광등 해약 줄이어
걸프전쟁이 국내 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반적인 수출차질이 우려되는데다 그동안 호황을 누렸던 서비스업종을 포함해 내수산업에도 찬바람이 일고 있다.
걸프전쟁의 영향을 알아본다.<편집자주>
서울 이태원·방배동·강남일대 유흥가에는 지난 17일 전쟁발발 후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줄어들어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한산한 느낌을 주고 있다.
서울 방배동 K술집 종업원은 『하루평균 매출이 2백만원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백만원에 불과하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범죄와의 전쟁」 선포뒤 밤 12시 이후 영업금지 조치로 큰 타격을 입었던 유흥업계가 「걸프전쟁」이란 파편으로 치명타를 맞은 것이다.
한국유흥업중앙회는 『밤 12시 영업금지조치후 총 매출액이 30%정도 떨어졌는데 이번 사태로 10∼20%가 더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유흥업계뿐만 아니라 호텔·관광회사 등도 사람들의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관광버스 45대를 운행하는 K관광의 한 관계자는 20일 『온천등지의 주말관광예약이 꽉 차있었는데 전쟁후 3분의 1가량이 취소됐고 문의전화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KAL의 경우도 매주 토요일이면 신혼여행,관광을 떠나는 사람들로 제주행 비행기편이 만원이었으나 지난 토요일(19일)에는 예약취소가 급증,1회 2백92석중 평균 30여석이 빈채 출항했다.
호텔 이용객수도 줄어 서울 L호텔의 경우 19일에는 토요일임에도 불구,평일보다 오히려 5%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걸프전쟁으로 유가인상등 경기악화가 예상되고 「이번 전쟁이 강건너 불이 아니다」는 우려감이 확산,소비를 줄여 나가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쟁 진행상황에 대한 관심 때문에 TV·신문 등을 보기 위해 일찍 귀가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오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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