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왜 독가스 안쓰나(걸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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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략인가… 기술 부족인가…/미사일 장착능력 의문/이스라엘 핵보복 우려 일지도
이라크가 대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에서 독가스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라크는 두가지 성분의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화학무기 공격으로 이스라엘 절반을 해치울 것』이라고 위협했었다.
그러나 지난 19일 이스라엘 중부와 북부에 떨어진 이라크 미사일은 재래식 탄두를 탑재하고 있으며 아주 경미한 사상자와 손실만을 입혔을 뿐이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몇가지 가능한 설명을 하고 있다.
피트 윌리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라크가 화학무기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스커드미사일 발사능력도 있으며 이란과의 전쟁에서도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스커드미사일에 장착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가 스커드 미사일에 화학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부분적으로 이라크가 소련제 스커드미사일의 사정을 거의 세배정도 늘어나도록 개량했다는 점에 기인하고 있다.
소련에서 개발된 최초의 스커드미사일은 사정 2백80㎞로 화학무기를 장착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나 이라크는 이 미사일의 사정을 이스라엘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약 8백㎞로 확장했다.
이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은 미사일에 충분한 연료를 탑재하기 위해 이라크는 스커드미사일의 탄두규모를 절반정도 크기인 약 5백㎏으로 축소해야 하는데 이 경우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미사일 유도장치와 폭발장치,그리고 화학탄두를 장착할 공간이 충분치 못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다른 가능성은 이라크가 아직까지 미사일이 지상에 떨어지기 전에 화학탄두를 공중에서 폭발시키는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관리는 화학탄두가 공중에서 폭파돼 넓은 지역으로 화학물질이 확산될때만 효과적이라고 지적하면서 화학탄두가 지상에 떨어져 폭발되면 그 피해정도는 급격히 감소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또다른 관리는 이라크가 이스라엘의 보복을 두려워해 일종의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관리는 이라크가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을 경우 이스라엘의 철저한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제하면서 이스라엘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만일 화학무기 공격을 받게 된다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분석가들은 후세인이 이같은 점을 충분히 고려,핵공격으로 이라크가 섬멸될 지경에 이를 정도로 이스라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해 재래식 탄두사용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워싱턴 ap·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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