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혼란 틈 타 돈이나 벌자”/「얌체 상혼」 4명 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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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석유 양 속이고 판매 기피/엔진오일·가스 매점매석도
페르시아만 전쟁발발 이후 시민들의 자율적인 에너지절약·과소비억제운동 등이 전개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부 상인들의 속임수 판매·변칙거래 등 얌체 상혼이 극성을 부려 정부의 합동단속 후 처음으로 서울·광주에서 석유 판매업자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얌체 상혼은 등유·윤활유·부탄가스·플래스틱 기름통 등 석유류제품 쪽에서 두드러져 용량을 줄여 팔거나 판매기피·웃돈거래·폭리 등의 수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치안본부 특수수사대·동자부·각 시도 합동단속반은 18일부터 정유사를 비롯,대리점·주유소 등에 대한 집중단속에 착수해 적발될 경우 관련자는 전원 구속하고 업소는 영업정지·허가취소 등 강력히 처벌키로 했다.
◇영장 신청=▲광주 동부경찰서는 19일 유가인상을 노려 「기기작동 불능」이라고 허위로 안내문을 써붙이고 기름을 판매하지 않은 (주)동화석유 영진주유소장 김홍기씨(31·광주시 소태동)를 물가안정 및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등유저장 탱크에 6백ℓ의 재고가 있으면서도 「기기작동 불능」이라 써붙여 기계가 고장난 것처럼 속여 팔지 않은 혐의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플래스틱 18ℓ들이 석유통 용량을 20ℓ들이로 속여 팔아 1백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광주 대일석유 주인 민왕기씨(45·광주시 월산1동)를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9일 15ℓ들이 석유통을 20ℓ라고 용량을 속여 팔아 5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해온 석유도매상 유형준씨(30·서울 창천동),시내 석유상 1백50여곳에 가짜 20ℓ들이 통을 만들어 판매해온 양승혁씨(42·서울 신정동 112)를 석유사업법 위반 및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는 서울 창전동에서 「금성석유」라는 석유도매상을 운영하면서 89년 10월부터 20ℓ 플래스틱 용기 바닥·옆면 등을 교묘히 찌그러뜨려 15ℓ들이 용기를 만든 후 20ℓ가격인 4천8백원원에 배달하는 방법으로 4만1천여통을 불법 판매해왔다는 것이다.
◇웃돈 거래=서울 봉천동 Y철물점은 종전 3천원씩 팔던 20ℓ들이 흰색 플래스틱 석유통을 5천원씩에,2천원하던 국방색 간장통을 4천원씩에 팔았다.
서울 신길동 A연탄 판매소는 연탄 1장 배달료로 30원씩 얹어 팔면서도 웃돈을 요구,거절하면 『일손이 없다』는 핑계로 배달을 거절했다.
◇매점 매석=중간도매상들이 엔진오일·브레이크오일 등을 마구 사들이는 바람에 정비업소는 이를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서울 을지로 A상회에는 부탄가스가 진열장에 많이 놓여 있었으나 주인은 『앞으로 값이 크게 오를 것』이라며 판매를 기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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