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위기극복운동」 확산/페만전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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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사재기 추방·에너지 절약 나서/유흥가도 손님줄어 “썰렁”/단체관광 예약 취소·연기사태
페르시아만 전쟁으로 유류파동등 경제위기가 예상되자 각종 사회·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매점매석 자제,에너지 절약 등을 위한 자율적인 시민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대부분 술집·유흥가 출입을 삼가고 귀가를 서두르는등 자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아파트·관공서·호텔 등에서는 엘리베이터 격층운행,한집 한등끄기,점심시간 소등,실내온도 낮추기,전열기 안쓰기 등 에너지절약운동이 벌어져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 때문에 페르시아만전쟁이 일어난 17일 밤 서울 강남일대 유흥가 및 술집 등은 손님이 거의 없어 오후 10시도 못돼 문을 닫은 곳이 많았으며 거리도 한산했다.
한편 국내여행사·관광지 호텔 등도 이같은 영향을 받아 단체여행·관광 등의 예약취소·연기사태가 잇따랐다.
◇시민단체 캠페인=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18일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시민정신을 발휘해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근거없는 불안심리를 떨쳐버리고 차분하게 상황전개를 지켜봐야할 때』라며 『국민 각자가 사재기등 이기적 대응을 자제하고 국가전체를 생각하는 애국적 시민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주부클럽연합회·YMCA·YWCA·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도 에너지절약,사재기추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절약=서울 오륜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통·반장들은 17일 ▲자가용 이용억제 및 함께타기 ▲한집 한등끄기 ▲온수공급 부분중단 등을 결의했다.
서울 목동아파트 1,5단지 주민들은 17일 회의를 갖고 ▲엘리베이터 격층운행 ▲전등 10분 늦게 켜고 10분 일찍 끄기 ▲전열기 사용 자제 등을 결의했다.
서울 송파구청은 17일 26개 사무실의 형광등 절반을 떼어내는 한편 난방·온수공급을 하루 네차례에서 두차례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실내온도를 22도에서 20도로 낮추고 ▲차량 10부제 운행실시 및 홀·짝수운행 검토 ▲점심시간 소등 ▲울산공단 야간조업단축 ▲구내버스운행 축소 등을 결정했으며 삼성물산은 ▲오후 8시 이후의 전면소등 ▲엘리베이터 격층운행 등을 결정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은 실내온도를 20도에서 18도로 낮추고 환기구멍을 실리콘으로 밀봉했으며 인턴컨티넨탈호텔은 2중 전등의 한쪽을 모두 제거했다.
◇관광여행 취소=페르시아만전쟁이 발발한 17일 서울 수표동 롯데관광에는 18일 출발예정 동남아관광단 20명중 8명이 예약취소를 알려온 것을 비롯,20∼22일사이 단체여행 4개팀중 40여명이 일정취소 또는 연기를 요청해 왔다.
이에 따라 항공편 예약취소도 잇따라 17일 오후에만 대한항공 국제선 단체승객 1백5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한진관광 김혁중대리(36)는 『모든 여행사에 공직자·교사를 비롯한 단체관광 예약취소가 줄을 잇고 있으며 예약문의도 평소 절반수준에 못미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국내여행도 마찬가지로 온양지역의 그랜드·제일·인터내셔널호텔 예약객의 30∼40%가 예약을 취소했으며 충남 아산 도고호텔은 17일 하루 30%의 객실이 예약 취소됐다. 강원도 설악파크호텔의 경우 신규 예약문의도 평소에 비해 20%선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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