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 박근혜 측 "창심은 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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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우리를 지지할 것"=이 전 총재의 정계 복귀는 여론조사 1~2위를 다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선 경선 구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가 직접 대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경선전에서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줄 경우 상당한 파괴력이 있지 않겠느냐는 뜻에서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은 "이 전 총재가 정치적 발언을 시작한 뒤 이.박 두 캠프에 소속된 의원들의 발걸음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현재로선 이 전 총재가 어느 한쪽을 화끈하게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는 그의 정치 스타일 때문이다. 그런 만큼 두 캠프에선 공통적으로 "이 전 총재가 결국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전 시장 측은 "두 사람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엔 이 전 시장이 지난해 10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노무현.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마음에 드느냐 하면 노무현"이라고 말한 뒤 냉랭한 기운이 있었다. 이 전 시장은 올 10월 추석을 앞두고 인사차 이 전 총재의 서울 서빙고동 자택을 찾았다.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 전 총재와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에선 유승민 의원 등 과거 이 전 총재를 보좌했던 인사들이 창구 역할을 한다. 이 전 총재 측은 "이 전 시장의 자택 방문 후 박 전 대표 쪽에서도 부쩍 공을 들인다"며 "최근 박 전 대표가 해외 방문을 앞두고 직접 전화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전 총재는 사학법 처리 과정에서 박 전 대표가 보여준 국가 정체성 수호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정계 복귀엔 부정적 시각도=이 전 총재의 정치활동에 대해 양측은 "나라가 어려울 때 원로들이 역할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이 전 시장), "나라를 바로잡고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데 큰 도움을 주실 수 있다"(박 전 대표)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의 본격적인 정계 복귀를 놓고 부정적 견해가 나온다. 과거 대선에서 두 차례 패배했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으리란 분석 때문이다. 정작 이 전 총재 측은 "이 전 총재가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정치에 복귀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두 주자에 대한 호감도에 차이가 없다"고 했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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