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버티는건 개인신념 탓/암만에 도착한 최봉름 주 이라크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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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군의료진 파견 이라크서 불만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시한 만료 약 19시간전인 14일 오전 11시40분(현지시간) 마지막으로 바그다드를 철수,공관직원 3명·교민 8명과 함께 요르단 암만공항에 도착한 최봉름 주이라크 대사<사진>를 만났다.
­마지막까지 철수하지 못한 교민은 몇명이나 되는가.
『현대건설 근로자 23명과 대사관 현지고용원 1명 등 24명이 아직 이라크에 남아 있고 쿠웨이트에 9명의 교민이 아직 철수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전쟁이 나도 계속 남게 될 것으로 본다.』
­공관철수에 대한 이라크 당국의 태도는.
『철수이유는 일체 밝히지 않고 다만 당분간 공관업무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라크 외무부에 직접 제출하러 갔더니 의전장이 「알았다」고만 말할뿐 이에 대한 더 이상의 얘기는 없었다. 서로 사정을 뻔히 알기 때문일 것이다.』
­삼성종합건설 근로자 15명이 이라크내 검문소 통과가 거부돼 바그다드로 되돌아가는 바람에 한때 크게 긴장했는데….
『검문소를 지키는 군인들의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다. 바로 이라크 외무부 영사국장을 만나 일종의 「무사통행증」을 발급받아 오늘 다시 무사히 나오게 된 것이다.』
­미국과 싸우면 결국 진다는 걸 알면서도 이라크가 버티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사담 후세인 대통령 개인의 신념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이라크의 지도자가 아니라 아랍세계 전체의 지도자라고 스스로 믿고 있다.』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군의료진을 파견키로 한데 대한 반응은 없었는가.
『철수사실을 통보하러 이라크 외무부를 찾아갔더니 이 문제를 잊지 않고 언급하면서 관심을 나타냈다. 인도적 차원에서의 결정한 일 뿐이며,민간인을 보낼 수 없어 군의료진을 보내기로 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당국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번 사태가 끝난 다음 양국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암만=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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