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만해결 카터 “온건” 닉슨 “강경”/NYT지에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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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카터 중동문제 연계… 평화의지 보여야/닉슨 무력제압해야 지역분쟁 억제 가능
페르시아만 사태의 해결 방안을 놓고 미국 국내에서 강경·온건 양론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지미 카터,리처드 닉슨 등 2명의 전직 미국 대통령이 최근 각각 자신들의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시 체결한 캠프 데이비드협정에 입각,중동 평화회담을 열어 해결하자고 주장해 페르시아만 사태에 이스라엘문제를 연계시키는데 소극적인 부시 대통령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닉슨 전 대통령은 또다른 페르시아만 사태의 발발을 막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해서라도 쿠웨이트는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 뉴욕타임스지에 기고한 두 전직 미국 대통령의 글을 각각 요약해 싣는다.
▷카터◁
페르시아만 사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분리시킬 수 없다. 어떤 형태로든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문제가 해결된 후에는 중동 평화회담을 열라는 국제사회에서의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다.
40년전부터 지금까지 중동에 관한 유엔 결의안들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 중동에서는 지역긴장이 광범위한 갈등으로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리쿠드당 지도자들을 만났을때 그들은 유엔과 소련이 항상 아랍 입장만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국제회의를 반대해온 태도를 고수했다.
이 지역에서 또다른 놀라운 사태발전이 조성되고 있다. 이는 레바논의 군사파벌들이 베이루트에서 철수,상호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점이다.
캠프 데이비드협정은 이같은 화해무드속에서 당사자들이 노력을 집중할 수 있는 일정한 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 사람들이 평화를 원하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우리에게 중동 지도자들이 국민들의 의지에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국제평화회담만이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다.
▷닉슨◁
미국은 두가지 이유 때문에 페르시아만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
첫째는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지구상 가장 중요한 전략지역 가운데 하나를 지배할 무한한 야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이라크는 세계 석유의 40%를 장악하게 됐을 것이다.
또다른 이유는 후세인이 침략으로 이익을 볼 경우 다른 잠재적 침략자들이 이웃에 대해 전쟁을 일으킬 유혹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번에 이라크를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다면 앞으로 미군을 직접 파견하지 않고도 지역분쟁을 억제하는 신뢰를 갖게 될 것이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무력해결 이전에 경제봉쇄를 적어도 1년반동안은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경제봉쇄의 연장이 이라크를 약화시킬 것은 확실하나 미국도 약화될 것이기 때문에 타당치 못하다.
미국이 전쟁을 해야 된다면 그것은 석유를 위한 것도,민주주의를 위한 것도 아니며 평화를 위한 것이 될 것이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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