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6·88년 희생/살인 용의자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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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추행 피소된 30대 범행자백/목조른 타월 증거물로 압수
【수원=이철희기자】 경기도 안양 경찰서는 4일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두번째·일곱번째 희생자 박현숙(25·여)·안기순(54·여)씨 살인사건 용의자로 박모씨(30·회사원·경기도 오산시 원동)를 검거,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증거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2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된 박씨를 연행,조사하는 과정에서 화성사건과 범행수법이 비슷한 점을 밝혀내고 박씨의 여죄를 집중 추궁한 끝에 이같은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86년 10월23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농수로에서 귀가중이던 박씨를 성폭행한후 살해한데 이어 86년 9월7일 화성군 팔탄면 가재리 농수로에서 역시 귀가중이던 안씨를 폭행,살해했다는 것이다.
박씨는 지난해 10월 화성군 양감면에서 귀가하던 먼 친척 박모양(21)의 목을 졸라 납치하고 폭행하려다 박양이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실패하자 달아났다가 박양의 고소로 경찰에 연행됐다.
박씨는 당초 경찰에서 화성사건과는 관계가 없다며 범행을 부인하다 경찰이 계속 추궁하자 『참회고백을 하겠다』며 목사를 데려다줄 것을 요구,안양경찰서 김국학 경목(52)앞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박씨의 자백 및 박씨가 그린 범행장소 약도가 화성사건기록과 일치하고 박양의 목을 조를때 사용했던 타월을 증거물로 압수,박씨를 4일중 강간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박씨는 경찰에서 『마음이 울적해 밤길을 걷다 혼자가는 여자를 보고 성적충동을 느껴 범행했다』고 밝혔다.
5남1녀중 차남인 박씨는 80년 D농고를 졸업한 뒤 용접공으로 일해오고 있으며 88년까지 화성군 양감면에 살다 오산으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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