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오징어 8000마리씩 잡혀…‘금징어’ 가격 내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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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도와 울릉도 해역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히자 강원 동해안 채낚기 어선의 출항이 활발해지고 있다.

20일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징어 금어기 해제 이후 첫 조업을 시작한 11일부터 16일까지 잡힌 오징어는 9.4t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어획량은 130%, 어획고는 198% 상승한 수치다.

오랜만에 오징어 풍어 소식에 현재 강릉과 속초 오징어 채낚기 어선 21척이 독도·울릉도 주변 해역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 해역은 주문진항에서 140마일(225㎞)가량 떨어져 이동하는 데만 14시간 걸린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선은 대부분 만선이다. 지난 13일 새벽 강릉 주문진항에 입항한 29t급 오징어 채낚기 어선 문창호는 6000여 마리의 오징어를 싣고 왔다.

김성수(63) 선장은 “오징어 금어기 해제 이후 첫 조업에 나섰는데 어선마다 4000~8000마리를 잡았다”며 “많이 잡히다가도 수온 변화에 따라 금방 없어질 수도 있어 곧바로 다시 출항했다”고 말했다.

14일 속초항으로 입항한 어선들도 3000~4000마리를 잡았다. 오랜만에 많은 양의 오징어가 위판장으로 들어오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한다. 이날 속초항에선 오징어 20마리가 6만~8만원에 거래됐다.

진영만(68) 속초채낚기오징어협회장은 “오징어 조업이 다시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격은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며 “물량에 따라 가격 변동 폭이 큰 상황인데 오징어가 갑자기 또 사라질까 걱정이 많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는 오징어가 평소보다 덜 잡히면서 20마리가 47만원(1마리 2만3500원)에 거래됐다. 오징어 어획량은 2021년 6232t에서 지난해 1385t으로 2년 만에 78% 급감했다.

강원도 글로벌본부 최우홍 해양수산국장은 “그동안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어업인과 상인의 시름이 깊었는데 첫 조업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어획량이 계속 늘어날 수 있도록 면세유와 기자재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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