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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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어제는 청각이 마비된 오류투성이/ 서문을 지나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면// 헤어진 적 없는 너에게 안녕을 보낸다/ 오래 지속된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으므로// 싱거운 다음 페이지를 기억하려 목도리를 풀지 않아도 뉘엿뉘엿/ 하루가 저문다

유계자 시집 『목도리를 풀지 않아도 저무는 저녁』 중. 삶 속에 스며든 평범한 풍경을 절절한 시어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