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패착, 그리고 승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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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본선 16강전〉 ○ 딩하오 9단 ● 김승진 4단

장면 11

장면 11

장면⑪=백1로 이으면 흑2로 달아나고 백은 3으로 막게 된다. 김승진은 떨린다. 육감으로는 뭔가 기회가 왔다. 그러나 어디일까. 이 판을 이길 수 있는 바로 그 수순은 무엇일까. 초읽기에 쫓기며 김승진은 이리저리 헤맨다. 4로 젖혀 시간을 벌더니 6으로 막는다. 숨 막히는 긴장 속에서 6으로 막은 것은 동물적인 감각이다. 안개 저쪽 뭔가 어른거리는 승부를 움켜쥐었다. 그러나 흑8이 대실수. 손에 쥔 승리를 놓쳤다. 딩하오의 백9가 승착이다.

역전의 수순

역전의 수순

◆역전의 수순=AI는 흑1로 꼬부렸으면 역전이라고 말한다. 백2로 젖히면 흑3에서 9까지. 이 그림은 흑 2집 우세. 승률 80%다. 2006년생 김승진에겐 대어를 낚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실전 진행

실전 진행

◆실전 진행=김승진도 실패를 느낀다. 백△가 너무 좋은 곳이다. 흑1의 승부수는 그래서 등장했다. 하나 백2가 정확한 응수로 결정타가 됐다. 7, 9의 후속 수단이 있었으나 대세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김승진은 싹싹했다. 흑13 이후 10수쯤 더 두다가 돌을 던졌다. 이때 차이는 불과 2집 정도였다. 196수, 백 불계승.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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