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주 4.5일 근무제 요구 논의"...'낮은 생산성’은 숙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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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8일 울산광역시 북구 현대차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금요일 절반 근무제’ 요구안 등을 논의했다. 현재 1일 8시간 근무를 금요일엔 4시간으로 줄이자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을 확정한 뒤 이르면 9일 회사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노조 요구안이 받아들여지면 현대차 생산직의 경우 주 5일 근무가 주 4.5일로 바뀐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해 9월 울산 본사에서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을 맺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5년 간 무분규로 임단협을 끝냈다. 뉴스1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해 9월 울산 본사에서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을 맺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5년 간 무분규로 임단협을 끝냈다. 뉴스1

앞서 지난해 12월 새롭게 꾸려진 현대차 노조는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주 4일 근무제를 내걸었다. 지난해 당선된 문용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2011년부터 2년간 노조를 이끄는 동안 부분 파업을 이끌며 밤샘 근무를 없애는 등 강경 투쟁을 주도했다. 현대차 생산직은 주간 연속 2교대제로 8시간씩 교대 근무한다. 1조가 오전부터 8시간 일하고 2조가 오후부터 다음날 자정 무렵까지 8시간 일하는 방식이다. 현대차 노사는 이달 말부터 단체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조 요구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대차 노조 안팎에선 금요일 절반 근무제가 임단협 요구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집행부가 주요 공약으로 내건 만큼 강력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앞서 현대차 노조가 대의원 등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선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할 항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5%가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을 꼽았다.

현대차그룹 내 노조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임단협 테이블이 가져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기아 노조는 2021년 주 35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차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근로시간 단축은 현대차 노사를 포함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의제라서다.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전반에선 근로시간 단축과 생산성 향상을 묶어 논의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국생산성본부는 2020년 국내 자동차 산업 노동 생산성이 독일의 절반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제조업 생산성이 경쟁국 대비 낮아 노동시간을 줄이면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에 따른 근로 환경 변화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 경쟁력은 물론이고 정년 연장과 밀접하게 연결되기에 개별 사업장을 벗어나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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