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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규·배현진 결혼식서 만나 인사도 안하더라"...친윤 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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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전화로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페이스북에서 딴소리했다는 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이철규 의원을 직격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김성룡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김성룡 기자

 배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을 겨냥해 “단언컨대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번도 없다”며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를 초토화하는 나쁜 버릇”이라고 쏘아붙였다.

 배 의원의 성토는 이 의원의 이날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롯됐다. 당초 원내대표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이 의원은 “애초 출마할 생각이 없었다”면서 특정 인사가 자신에게 출마를 권유하면서 페이스북으로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악역을 맡아달라고 제게 요구한 사람이 있었다”며 “그런데 밖에 나가서 마치 제3자가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 말씀하실 때는 조금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고 했다.

 그러자 진행자가 “혹시 배현진 의원 말씀하시는 거냐”고 묻자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고 답했다. 당내에선 배 의원 외에도 윤상현ㆍ안철수 의원, 박정훈 서울 송파갑 당선인이 페이스북으로 이 의원 불출마를 종용했다. ‘불출마를 권유한 의원이 있었나’는 질문에 이 의원은 “당선자가 있었다”며 박 당선인을 시사했지만 배 의원에 대해서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배 의원은 지난달 26일 이 의원과 통화 중 출마를 반대한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을 공개하면서 이 의원이 “우리(친윤)가 넘겨주면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뒤부터 지도부답게 책임지자고 거듭 권유해왔다.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비친 인터뷰 기사(지난달 27일)가 났고, 보다 못해 ‘불출마 촉구’ 글을 올린 것은 지난달 30일”이라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대신 욕 먹어줘도 반성이 없는데 선배 의원답게 이제라도 꼭 고쳐라”고 지적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처럼 통화 녹음을 공개하는 등 진흙탕 싸움 양상이 된 데엔 두 의원이 총선 공천과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를 거치면서 쌓인 감정의 골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지난 주말 서울 모처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서 만난 이철규ㆍ배현진 의원은 마주치고도 서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쳤던 친윤의 분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각자도생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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