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전 임원·브로커 낀 700억대 불법 대출…구속송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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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 가치를 부풀려 새마을금고로부터 700억 원대 불법 대출을 일으킨 새마을금고 전 임원, 대출 브로커,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등이 조직적 연루된 일당이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2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서울 소재 새마을 금고 대출담당 전 상무 A씨와 대출 브로커 총책 B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이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부동산개발사회장, 대출 브로커, 명의대여자 등 74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이 압수한 범행 증거물. 사진 경기묵부경찰청

경찰이 압수한 범행 증거물. 사진 경기묵부경찰청

A씨와 B씨는 경남 창원에 있는 중고차 매매단지 75개 실에 대한 담보가치를 부풀려 허위 차주를 앞세워 718억원 상당의 부당대출을 일으킨 혐의다. 이들이 대출을 실행한 기간은 2022년 12월쯤부터 2023년 3월쯤까지다.

브로커 B씨는 자금난에 처한 부동산 개발업자 C씨로부터 ‘작업대출’을 의뢰받고, 금고 임원 A씨에게 고급 외제 차 등 약 3억 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하고 매수했다. ‘작업대출’이란 대출조건에 부합하도록 담보물, 소득 등을 거짓으로 꾸며 대출을 받는 행위를 뜻한다.

이들은 새마을금고법상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정을 피하고자 대출인 명의를 대여해줄 ‘바지 차주(허위 차주)’를 섭외했다. B씨의 제안을 받은 차주들은 사기를 의심했지만, 새마을금고 관계자들의 직접 설명과 B씨가 엄청난 자산가라는 말에 속아 계약했다.

범행 조직도. 사진 경기묵부경찰청

범행 조직도. 사진 경기묵부경찰청

B씨는 대출 과정에서 바지 차주 명의로 경남 창원 중고차 매매단지 75개 실에 대해 사전 섭외한 감정평가사를 통해 실제 분양가보다 높은 매수 가격이 기재된 ‘업(UP)계약서’를 작성했다. 또한 ‘가계대출’보다 LTV(담보인정비율)가 높은 ‘기업 운전자금’ 대출을 받고자 바지 차주 명의로 허위 사업자등록을 해 ‘유령 사업자’를 개설하기도 했다.

B씨는 또한 다른 브로커들을 통해 담보물 가치를 과다평가해줄 감정평가사를 사전에 섭외했고, A씨는 대출 과정에서 은행의 감정평가법인 무작위 추출 시스템을 조작해 사전 섭외된 평가사가 속한 특정 감정평가법인에만 담보물 감정을 의뢰했다.

해당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로 인근 금고로 합병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75건, 718억원 상당의 기업 운전자금을 대출받았고, 이 중 약 85억원 상당이 알선 수수료 명목으로 B씨에게 지급됐다. 이로 인해 또 A씨가 속한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7월 대규모 부실을 떠안았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져 인근 다른 새마을금고와 합병됐다. 경찰은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하고 피의자들에 대해 여죄를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김도형 경기북부경찰청장은 “브로커를 통해 ‘작업대출’을 의뢰해 대출을 받거나 타인의 금융거래에 명의를 대여하는 것은 불법으로 처벌될 수 있는 행위”라며 “금융 질서를 혼란케 하는 범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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