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지하화' 속도전...가이드라인 내고 선도사업 연말 결정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 4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추진협의체 출범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 4월 4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추진협의체 출범식'이 열렸다. 연합뉴스

 정부가 철도지하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자체의 사업제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이달 말까지 확정하고, 올해 말에 선도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철도지하화 사업과 관련, 지자체의 원활한 사업제안을 지원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안)을 마련해 8일 오후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자체 의견 수렴을 거쳐 이달 말께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배포할 예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가이드라인은 지난 4월 출범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추진협의체 분과위원들과 국가철도공단·코레일·LH 등 공공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평가 기준은 ▶지하화사업 부지개발사업 계획 타당성 ▶사업비 추정 합리성 ▶재무적 타당성 ▶사업 추진체계 적정성 ▶재원조달방안 적정성 ▶지자체 적극성(행정·재정) 등 6가지 항목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자체는 우선 교통‧도시‧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사업 필요성을 분석하고 사업 대상과 사업의 범위‧기간 등을 제시해야 한다. 여기에 사업 비전 및 목표와 단계적 사업추진 전략 등도 담고, 국가‧광역 계획과 정부·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사업과의 연관성도 분석해야 한다.

 또 철도노선 관련 일반 현황과 2개 이상의 철도지하화 대안과 비교‧분석한 결과를 포함한 최적의 기본구상(안)도 마련해야 한다. 구간별 지하화 공법 등을 포함한 지하화 계획과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 환승 등을 고려한 역사 조성계획 등도 필요하다. 구간별 공정계획과 건설·운영 안전관리방안도 넣어야 한다.

 최적의 개발이익 확보를 위해 주변 지역 특성을 고려해 개발 범위를 설정하고, 단계적 사업추진을 위한 개발 구간도 설정해야 한다. 상부 건축물과 지하철도 공간과의 연계방안, 기존도시와 부지개발사업과의 기능 연계방안 마련도 요구된다.

 아울러 실현 가능한 사업추진을 위한 사업 참여 기관별 역할과 재원 조달방안도 제시해야 한다. 또 지자체의 적극적인 사업추진 의지가 중요한 만큼 지자체 재원 지원방안, 제도개선 및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 계획 등도  수립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러한 기준으로 올해 10월 말까지 제안된 사업들을 대상으로 평가해 올해 말에 1차 선도사업을 선정하고, 내년부터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선도사업이 단수일지 복수일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국토부는 또 내년 5월까지 추가로 사업제안을 받은 뒤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대상노선을 확정해 2025년 말 종합계획에 담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월 말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교통 관련 민생토론회에선 ‘교통분야 3대 혁신 전략(속도ㆍ주거환경ㆍ공간혁신)’ 중 공간혁신의 대표 사업으로 철도 지하화가 발표됐다. 철도 지하화 사업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일명 철도 지하화법)’도 1월 초 국회를 통과했다. 또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대규모 철도지하화를 공약한 바 있다.

 정부는 지하화로 생기는 상부 공간은 역세권의 경우 환승 거점·중심업무지구 등 고밀도로 복합 개발하고, 선로 주변 지역은 철도부지와 함께 통합 재정비를 추진할 방침이다. 부지개발 이익으로 지하화 비용을 조달하는 게 핵심이다. 현재 서울(경부선·경인선ㆍ경원선), 부산(경부선), 대구(경부선), 인천(경인선), 대전(경부·호남선) 등이 지하화를 원한다고 알려져 있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은 개발이익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개발계획을 면밀히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자체에서 최적의 구상(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6월부터 지자체 밀착 컨설팅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철도지하화 속도전과 관련해 철도업계 일부에서는 안전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운행 중인 철도노선을 대규모로 지하화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시공 과정의 문제점과 위험성 등을 보다 치밀하게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안전보다 상부개발 가능성에만 더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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