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7월까지 답하라" 초강수…'네이버 압박' 뒷배경 알고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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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과 관련해 사실상의 탈(脫) 네이버 압력을 행사하는 배경엔 ‘라인야후’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약 52만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네이버에 대한 과한 의존에서 비롯됐는데도 라인야후가 뚜렷한 개선책 마련 없이 일본 정부가 정한 시한인 7월마저 연기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6일 라인야후에 대한 일본 총무성의 두 차례 행정지도(3월5일, 4월16일)에 대해 “이례적”이라고 언급하며 배경으로 라인야후의 대책 마련 지연 의혹을 제기했다.

총무성 “구체적 범위, 시기 기재 없어”

2019년 현재 지배구조로 전환한 라인야후. 교도=연합뉴스

2019년 현재 지배구조로 전환한 라인야후. 교도=연합뉴스

이와 관련, 일본에서 약 9700만명이 사용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 서비스에서 지난해 11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네이버 클라우드 협력사 직원 PC가 악성 코드에 감염됐고, 네이버클라우드를 경유해 라인 시스템으로 공격자가 접속을 시도하면서 이로 인해 일부 내부 시스템을 공유하던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약 52만건이 유출됐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에 1차 행정지도를 내렸다. 라인야후 모회사 지분을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50%씩 나눠갖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네이버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등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게 유출 사고로 이어졌다는 문제의식이었다. 총무성은 이런 위탁관계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를 핵심 논점으로 봤다. 이런 맥락에서 ‘탈 네이버’로 귀결되는 자본 관계 재검토가 문제가 불거졌다.

닛케이는 이후 총무성이 불과 한 달여만에 다시 행정지도를 내린 배경에는 라인야후가 4월1일 제출한 보고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라인야후측이 제출한 보고서에서 ‘2026년 12월까지 시스템을 분리’하고 지분관계에 대해서도 ‘관계 각사에 자본관계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기재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 범위 및 시기 기재가 거의 적혀있지 않았다”는 총무성 담당자의 발언을 전했다. “라인야후가 총무성에 두꺼운 서류를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닛케이는 “총무성도 행정지도로부터 불과 1개월 지난 시점인 4월 제출된 (라인야후의) 보고서에선 다소 불충분한 점이 있을 것으로 각오하고 있었다”는 설명을 보탰다. “라인야후가 큰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봄”이라는 전망에 따라 “총무성은 7월 보고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이처럼 총무성은 애초에 4월에 라인야후가 총무성에 제출하는 대책보고서가 미흡할 것을 감안하고 봤는데도, 실제 보고서가 수준 이하였다는 의미다.

이에 총무성 측은 “(라인야후가) 7월도 연기를 노리고 있다”고 의심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보고서를 보니 7월에도 만족할만한 대책안이 나올 가능성이 작다는 판단에 곧바로 2차 행정지도에 나섰다는 의미다. 실제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총무상은 2차 행정지도 직후 “그룹 전체 보안 거버넌스 체제 구축에 대해 충분한 재검토가 이뤄질 전망이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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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네이버가 만든 라인 서비스는 2011년에 일본에서 선보였다. 동일본 대지진을 거치며 일본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한·일 관계 부침 속에서도 성장한 라인은 2019년 야후 재팬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50%씩 출자해 현재의 라인야후를 운영하는 ‘A홀딩스’를 세워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따라 라인야후와 네이버간의 지배 구조 재검토가 이뤄지면 라인야후의 경영권은 소프트뱅크 측으로 넘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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