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대권행보냐"…이재명 반대에도 밀어붙이는 경기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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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22년 5월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의 발언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22년 5월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의 발언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ㆍ10 총선이 끝나자 김동연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던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 설치에 김 지사가 본격 드라이브를 걸면서다.

지난 1일 김 지사는 경기 의정부시 경기북부청사에서 경기북도 추진을 위한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경기 북부의 성장 잠재력을 키워 국제적으로 번영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다시 운동화 끈 단단히 조여 매고 규제개혁, 투자유치 등 주민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의 남은 구간을 뜻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을 소개하며 “우리 경기도는 라스트 마일 구간에 들어갔다. 흔들림 없이 결승선까지 뛰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밝힌다”고도 했다. 경기북도의 이름으로 ‘평화누리특별자치도’를 선정한 그는 24일 국민의힘·개혁신당을 포함한 경기도 당선인 60명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관련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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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도 설치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경기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과 함께 경기북도 관련 특별법을 공언하며 주목 받았다. 민주당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당론이 결정되어 있지 않다”(김민석 당시 총선 상황실장)며 유보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김 지사는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경기북도 설치 특별법안을 민주당과 함께 추진하겠다”며 당과 배치되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러한 김 지사의 행보에 민주당은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민희 당선인(경기 남양주갑)은 1일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경기북도는) 입법 사안입니다”라고 적으며 국회의 동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친명계 재선 의원도 통화에서 “당과 교감이 없이 일을 진행하는 것 같다. 본인의 대권 행보 등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3월 23일 의정부 유세에서 “경기 북부의 재정에 대한 대책 없이 분도를 시행하면 강원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김 지사는 3월 26일 “지방자치와 국토 균형발전은 민주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치”라며 “누가 됐든 이 같은 방향을 거스르는 일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자 경선 TV토론회가 진행된 2018년 4월 17일 서울 sbs 목동스튜디오에서 후보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의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 중앙포토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자 경선 TV토론회가 진행된 2018년 4월 17일 서울 sbs 목동스튜디오에서 후보자들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전해철 의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 중앙포토

이러한 민주당 내부의 엇박자는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2018년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전해철·양기대 후보는 “당선되면 도지사 직속의 경기북도 신설 특별기구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들과 맞붙은 이재명 대표는 “분도나 분할 주장은 부자 동네가 하는 것이다. 시기상조다”라며 반대했고, 경선에서 승리해 경기지사가 됐다.

지난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후보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경기북부 독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경기지사 신분으로 당내 경선에 나선 이재명 대표는 3년 전과 같이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대선 후보가 됐다. 한 수도권 당선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약했던 경기분도를 김 지사가 이어받으며 이 대표의 반대 포지션에 서보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동연이 이 대표가 닦아놓은 경기북도 텃밭을 망가뜨리려고 한다”, “왕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를 뜻하는 말)김동연 아웃” 등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경기북도를 시작으로 둘 사이의 대권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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