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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홍새우·소고기…멕시코 유학한 셰프의 ‘타코 오마카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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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8호 21면

이나리의 핫 플레이스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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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옥수수를 직접 갈아내고 구워서 토르티야를 만들어요. 블루콘은 특히 찰기가 좋아서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내죠.”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엘몰리노(사진1)는 우리에게 익숙한 듯 완전히 새로운 맛의 타코를 내는 곳이다. 흔히 멕시코 음식이라고 하면 매콤한 소스나 부드러운 사워크림, 이국적인 향신료를 먼저 떠올리지만 이곳을 운영하는 진우범 셰프는 “멕시코 음식이야말로 알고 보면 무척 담백하고 신선하며, 무엇보다 자연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래서 타코를 이루는 많은 요소 중에서도 식재료가 가진 고유한 풍미, 특히 토르티야에 집중했다. 토르티야야말로 아즈텍 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멕시코 음식의 근간이자, 파스타처럼 어떤 메뉴로든 다채롭게 변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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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신념 덕분에 엘몰리노에서는 재료의 맛에 집중한 색다른 타코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인기 메뉴인 ‘타코 오마카세’(4만2000원)를 주문하면 서로 다른 풍미의 6가지 타코에 디저트까지 맛볼 수 있다. 바삭하게 튀긴 토르티야 위에 매콤하게 마리네이드한 참치를 올린 튜나 토스타다부터 멕시코 전통 양념에 익힌 진한 감칠맛의 홍새우에 톡 쏘는 페타 크림을 더한 강렬한 쉬림프 타코(사진2), 두툼한 생선 살과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풍부한 맛을 내는 타코, 소고기를 토르티야에 돌돌 말아 튀겨내 재밌는 식감의 바바코아 플라우타가 차례로 등장한다. 토르티야라는 무대 위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식재료와 개성 있는 양념들의 조화를 지루할 틈 없이 즐기고 나면 내가 알았던 타코의 세계가 이렇게 풍성했던가 깜짝 놀라게 된다.

멕시코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현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푸욜에서 경험을 쌓은 진 셰프는 타코가 기존의 선입견을 넘어 하나의 요리로 이해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엘몰리노를 열었다. 이곳에선 국내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데킬라와 메즈칼도 맛볼 수 있다. 멕시코를 대표하는 증류주인 데킬라와 메즈칼은 원재료인 아가베가 자란 기후나 환경에 따라 그 향과 맛이 천차만별이다. 증류주 특유의 깔끔하고 묵직한 맛에 과실·꽃·훈연향 등의 복합적인 아로마가 더해져 어떤 음식과도 페어링이 가능하다.

음식을 통해 멕시코 문화를 알리고자 한다는 진 셰프에게 앞으로 전하고 싶은 멕시코의 맛에 대해 물었다. “무엇보다 좋은 음식이고자 해요. 맛이 있되 그것이 지닌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음식이요.” 그가 만든 F&B 브랜드 ‘몰리노 프로젝트’에서는 스트리트 타코 전문점 라까예, 멕시칸 파인 다이닝 에스콘디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열정적인 셰프가 전하는 멕시코의 진짜 음식과 문화가 궁금하다면 체크해봐도 좋겠다.

글 이나리 출판기획자, 사진 김태훈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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