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출신 박찬대…대장동 방어전 거쳐 거야(巨野) 2인자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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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대에서 원대로, 박찬대입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초·재선 시절 “개딸 하는 거 보니 기똥찬대” 같은 ‘아재 개그’로 유명했다. 그는 3일 찬반 투표를 앞둔 정견 발표 자리에서도 “결혼할 때보다 더 긴장한 것 같다”며 “소중한 한 표를 부탁한다. 찬대를 원대로!”라고 외쳤다.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박 원내대표는 회계사 출신으로, 인천 연수갑에서 20~22대 총선에서 세 차례 당선증을 쥐었다. 인천 연수구는 과거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던 지역이다. 2009년 정계에 입문한 뒤 2012년부터 인천시당대변인·인천 연수구 지역위원장 등을 거치며 인천 지역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국회 입성 후에는 국회 정무위·교육위·운영위를 거쳤고, 당직은 2019년 원내대변인을 시작으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서글서글한 성품으로 당내에선 “교회 오빠”라고 불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회의에 앞서 박찬대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회의에 앞서 박찬대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그는 대표적인 ‘찐명’ 인사다. 이재명 대표를 만난 뒤 정치적 위상이 커졌다. 2021년 대선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맡으며 이 대표와 인연을 맺었고, 대선 기간 회계사 경험을 살려 대장동 의혹 방어전에 앞장섰다. 대선 패배 후 이 대표에게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도 박 원내대표라고 한다.

그는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선 이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으로 선출됐고, 이후 ‘이재명의 복심(腹心)’으로 불렸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일부 의원에게 이 대표 대신 탈당을 권유한 것도 박 원내대표였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국면마다 선봉에 섰다.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자 부결 운동을 벌였고,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출석할 때면 늘 곁에 서 있었다.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 자격으로 검찰청 항의 기자회견을 연 것만 수차례다.

그는 2022년 11월 의원총회에서 똘똘 뭉쳐 대응하자는 취지로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는 시를 읊었다가 당내 비명계 의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23년 8월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고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배우자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에서 회유 및 외압 의혹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찬대 의원(왼쪽 두번째)이 3일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이재명 대표, 진선미 당 선관위원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찬대 의원(왼쪽 두번째)이 3일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이재명 대표, 진선미 당 선관위원장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원내대표는 이번 당내 경선에서 “명심(明心)은 박찬대” 임을 입증해냈다. 김민석·김성환·박주민·서영교 등 쟁쟁한 출마 희망자가 하나둘씩 출마 의사를 접었기 때문이다. 잇따른 불출마에 당내에선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전달됐기 때문”(3선 의원)이라는 해석이 많다. 민주당에서 원내대표 단독 출마는 2005년 열린우리당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만장일치로 추대된 이후 처음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 소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협치는 아름다운 일이나, 입법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국민에게 효능감을 주지 못한다면 성과를 내는 쪽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2대 국회) 첫 번째 원 구성과 관련해 법사위·운영위는 우리가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2대 국회도 일방적으로 독주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며 “‘거대 야당 마음대로 국회를 쥐고 흔들어도 된다’는 것이 총선의 민의라 생각했다면 이는 분명한 착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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