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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석준 이어 이종배 출마...與원내대표 구인난 벗어나 경쟁모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나서는 이가 없어 원내대표 경선 일정을 엿새 미룬 국민의힘에서 뒤늦게 출마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종배(충북 충주, 4선) 의원이 3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3일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이 송석준(경기 이천, 3선 의원)을 포함해 두 명으로 늘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출마 선언문에서 “민생을 챙기고,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집권여당의 책무를 포기할 수 없다”며 “22대 국회가 국민의 삶을 지키는 국회가 되도록, 여러분의 중지를 모아 거대 야당과 지혜롭게 협의하며 오로지 국민을 향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전격 출마를 선언하면서 구인난 수준이었던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전날 출마를 선언한 송 의원이 KBS 라디오에 나와 “솔선수범해서 어떤 힘든 일이라도 감당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진 분들이 여러 명 있는 걸로 안다. 그런 노력이 같이 경쟁적으로 나타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을 정도였지만 최소한 경선이 가능한 두 명의 후보까지는 확보한 것이다.

그럼에도 당내에선 추가 출마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당초 총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영남권 집단사고’가 지목되며 “이번만큼은 영남권 원내대표가 배출돼선 안 된다”던 사람들조차 “이젠 TK(대구·경북)에서라도 모셔와야 한다”(영남 중진)고 말할 정도다. TK에선 4선 김상훈 의원을 비롯해 3선의 추경호·송언석, 부산·경남에선 4선 박대출·윤영석 의원 등이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3일 총선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종배 의원이 충북 충주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일 총선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종배 의원이 충북 충주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연합뉴스

그동안 중진들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주저한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여전히 윤심(尹心) 행방을 쫓는 당내 흐름이다. 총선 직후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철규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비윤 대표·친윤 원내대표’에 합의했다는 이른바 ‘나·이 연대’ 설이 확산하면서 상당수 잠재 후보들은 출마를 포기하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당사자들은 “말도 안 되는 소설”이라고 부인했지만, 이날도 “나·이 연대 흐름이 있었는데, 이는 총선 민심에 역행하는 담합행위”(윤상현 의원)란 주장이 나왔다.

여소야대로 인한 대야 협상력 부재, 대통령실과의 관계 설정 등도 고민거리다. 내심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 중인 인사는 “사안마다 대통령실과 야당 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판”이라며 “원내대표 자리가 성배(聖杯)가 아닌 독배(毒杯)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의심 살 일은 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가 ‘이리 가자, 저리 가자’고 하는 것은 안 맞고, 대통령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계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당에선 이철규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주장에 대한 반작용도 감지된다. 비윤계 중진 의원은 “이 의원 출마 반대를 주도하는 세력이 지난해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의 출마를 막으려던 세력과 비슷하다”며 “타깃만 바뀌었을 뿐, 방식은 여전히 폭력적”이라고 꼬집었다. 조정훈 의원은 “마치 누군가를 유영하며 배회하듯 찍어눌러서 불출마로 기울게 만드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에선 최근 이 의원에 대한 공개 반대 목소리를 낸 일부 인사가 당초 이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했었다는 말도 나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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