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회초년생만 노렸다…비상금대출 악용한 그들 수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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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일당은 인터넷은행의 비상금대출을 이용하면 사회초년생들도 최대 300만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을 범죄에 활용했다.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보이스피싱 일당은 인터넷은행의 비상금대출을 이용하면 사회초년생들도 최대 300만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을 범죄에 활용했다.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인터넷은행 비상금대출 제도를 악용해 사회초년생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대출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 도봉경찰서 보이스피싱 전담팀(김준형 팀장)은 20대 초중반인 사회초년생 9명을 상대로 6900만원을 탈취한 혐의(통신사기특별법 등)를 받는 일당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주범 A씨와 A씨를 도와 범행을 주도한 공범 B씨는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무담보 대출’, ‘소액 대출’ 등의 키워드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든 뒤 돈이 급한 사회초년생에게 접근했다. 이어 인터넷은행 대출 팀장인 척 연기한 뒤 개인정보를 빼돌려 대출을 받은 돈을 갈취했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 등 인터넷은행 비상금대출을 이용하면 최대 300만원까지 조건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이 대출을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각각 대출팀의 대리, 주임, 상담사 등 역할을 나눠맡아 피해자들이 인터넷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는 것처럼 연기했다. 이들은 이렇게 확보한 개인정보를 통해 인터넷은행들에서 간편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또 확보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상품권을 구매하는 수법으로 1000만원 넘는 돈을 추가로 뜯어낸 것으로도 나타났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신용도를 높여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며 마치 상품권 구매를 위한 인증번호를 보내면 신용도를 높여줄 것처럼 속이는 방식으로 돈을 빼갔다. 여성 피해자에게는 돈을 빌려주겠다며 나체 사진을 담보로 받은 뒤 지인에게 사진을 보내겠다며 협박해 50만원가량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모텔에 숨어 지내며 전국적으로 범죄를 이어가던 일당은 한 피해자를 만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던 인출책이 노출되면서 덜미가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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