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틀면 옆집 따뜻" 6년 추위에 떤 노부부…황당 신축 아파트

사진 JTBC ‘사건반장’ 캡처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70대 부부가 6년 동안 보일러 작동 이상으로 추위에 떨며 겨울을 났다. 알고보니 배관이 잘못돼 보일러를 키면 옆집이 따뜻해졌다.

지난 2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70대 A씨는 남편과 함께 2017년 11월 초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겨울에 아무리 보일러를 틀어도 집안의 한기가 가시지 않았다. 매년 관리소에 문의했지만 이상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는 “(집 내부가) 실내 아니고 바깥 같았다. 온수 매트, 전기 매트 별거 다 샀지만 그 매트 위에 아니면 추워서 안 되고 뜨거운 물로 욕조에 계속 물을 받아서 몸을 덥히고 나와야 숨 좀 쉴 수 있었다”며 “100년도 못사는 인생을 200년 늙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2022년 12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보일러를 아예 틀지 않았는데 난방비는 겨울마다 10만원 이상이 나왔다. 자녀들이 집이 추우니 이사를 하라고 권유했으나 A씨 부부는 나이가 많이 들어 선뜻 이사하기도 힘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겨울 추위가 심해 A씨는 관리 사무소에 한 번 더 보일러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비밀이 풀렸다. 보일러의 배관 신호가 꼬여 옆집과 바뀌어 있었다. A씨의 집에 보일러를 틀면 옆집이 따뜻해지고 있었다. 옆집과 교류가 없어서 그간 확인을 못 했는데 옆집도 보일러 문제 때문인지 3번이나 이사를 했다고 한다.

A씨는 아파트 건설업체에 전화해 따져 물었지만 업체는 사과는커녕 오히려 A씨의 탓을 했다고 한다. 건설업체 측은 “지금 거의 6년이 흘렀다. 저희한테 접수된 이력이 없다”며 “옆집과의 온수비 차액인 54만원을 지원하는 것 말고는 (다른 보상은) 못 해준다”라고 안내했다.

A씨는 이어 “건설업체에서 이후로 별다른 연락은 오지 않았다”라며 “옆집과 바뀐 보일러 배관 신호는 수리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