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발목을 잡혀 10회 연속 본선행 도전에 실패한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후폭풍이 거세다. 1984년 LA올림픽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축구선수를 볼 수 없게 되자 분노한 축구팬들이 대한축구협회(KFA) 각종 게시판에 항의의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와 접전 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해 탈락했다. 8강에서 주저앉으며 이번 대회 1~3위에게 주어지는 파리올림픽 본선행 티켓은 물론, 4위에게 주어지는 아프리카 기니와의 대륙간 플레이오프 출전권도 모두 놓쳤다.
경기 결과를 전한 KFA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2시간 여 만에 1만 여개의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선수단의 부진한 경기력 못지않게 체계적인 지원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축구 팬들이 많았다. 지난 3월 파리올림픽 최종예선에 매진해야 할 황선홍 감독을 A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 결정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가 ‘A대표팀 감독을 겸임하라’고 지시하는데 대놓고 거부할 수 있는 협회 소속 지도자가 누가 있겠느냐”면서 “올림픽 팀에 전념해도 모자랄 시간에 A대표팀까지 겸임하느라 황 감독이 팀 경쟁력을 끌어올릴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KFA 수장인 정몽규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정몽규와 황선홍이 손잡고 축구협회를 떠나야 한다”거나 “대한민국 축구에 암흑기를 불러 온 책임을 정 회장이 져야 한다”는 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KFA에 종종 쓴 소리를 해 주목 받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26일 오전 자신의 SNS에 “이강인 파동 때 미온적인 대처로 난맥상을 보이더니 사람이 없어서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A대표팀에) 겸임시켜 이 꼴이 되었느냐”면서 “(정몽규 회장은) 한국 축구 그만 망치고 나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숱한 국민 감독 놔두고 또 끈 떨어진 외국 감독 데리고 오느라 부산을 떤다”면서 “먹튀 클린스만에게 물어줘야 할 위약금은 당신이 부담하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