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프로 시청 땐 매달 추가 시청료|4월 시험전파…유선TV 종합 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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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부운영>
일정 구역의 방송권을 가진 사업자가 방송국을 운영하며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채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내용 면에선 초기 공급 물량 등을 감안, 각 지역 방송국이 가질 수 있는 최대 예상 채널 수는 10개 안팎. 이중 대부분이 현재 여건상 서울에서 만든 영화·스포츠 등의 프로들로 채워지고 1개 채널 정도만 지역 특성을 살린 프로로 엮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종류별로는 크게 나눠 기본·유료·특정 프로그램 유료·자체 채널 등 4개의 골격으로 짜인다.
기본 채널은 가입자가 매달 가입비(시청료)를 내고 프로를 선택해 보게 되며 유료 채널은 광고 없는 대형 프로나 특선 영화 등을 보고 달마다 추가 시청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특집 스포츠·영화 등 프로 한편에 시청료가 정해지는 특정 프로그램 유료 채널은 원하는 가입자에 한해 방송국에서 해독기를 보내주거나 본 사람만 자동 기록되며, 자체 채널은 지역 소식등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린 프로가 방송된다.
설치자 및 비용은 외국의 예를 참조, 간선·지선은 체신부 지정 사업자가, 연결선은 해당 방송국에서 각각 공사를 맡고 설치비와 매달 사용료의 경우 간선·지선은 방송국이, 연결선은 가입자가 무는 수혜자 부담 원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송로를 깔 때는 정보 통신망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미국 등 선발 국가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현재 추진 중인 종합정보 통신망(ISDN)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인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다시 말해 유선TV망과 정보 통신망 체제가 동시에 갖춰지도록 사전에 어느 한쪽 공사 때 다른 한쪽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추진한다는 계산이다.
정부가 내년 4월 시험 운영에 들어가는 목동·상계동 지역은 성능이 뛰어난 광케이블을 사용, 시청 희망자에 한해 전송로를 무료로 설치해 주며 유선TV를 보기 위한 변환 장치는 설치비용(1만원)보다 낮은 선에서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범 방송이 자칫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다.
기술은 될지 모르나 프로그램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프로 제작 능력에 문제가 많다는 얘기다.
어쨌든 시범 방송의 원만한 출발이 유선TV의 정식 출범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 관계 부처끼리는 물론 전문가들과의 협의가 잘 이뤄져야 한다는 게 학계 등의 입장이다.
관심 사항인 시청료는 현재로선 미정이며 프로그램의 시장 공급 가격을 고려, 정부가 승인 사항으로 할 방침이다(매달 1만원 이하로 정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방송 시간은 종일 방송의 외국과는 경제적 여건과 프로제작 능력 등이 다른 현재의 여건상 시청률을 의식, 초기에는 대략 오후8시부터 다음날 오전2시까지의 저녁 시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광고만 해도 기존의 신문·잡지·라디오·TV에 이은「제5의 광고매체」로 떠오를 것이 확실하다.
광고 시간과 방식도 크게 달라지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지역 단위 기업의 광고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유선TV 사업 참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방송운영 주체로 투자비용이 엄청나고 투자 회수가 더디며 운영의 영세성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문호가 개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언론·재벌 등에 의한 독과점이 안되도록 선의의 경쟁을 통한 프로그램 내용 향상이 우선 이지, 지나친 상호 견제는 오히려 다양함을 원하는 시청자들에게 좋을 게 없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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