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격동의 90년 국제무대서 떠오른 별 사라진 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90년대의 출발이자 냉전 종식의 첫해인 90년이 저물고 있다. 90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됐던 구질서가 무너지고 신질서의 형성을 위해 진통했던 한해였다. 몰타 미소 정상 회담으로 시작된 동서 화해 분위기는 동구에 민주화 바람을 일으키면서 소련의 개혁을 가속화시켰다. 오랜 적으로 대립하던 미소는 함께 냉전 시대의 도구였던 군비 경쟁을 포기하고 재래식 무기 감축에 합의함으로써 냉전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이 같은 역사적 사건으로 점철된 90년 한해 동안 국제 정치의 무대에는 많은 사람이 오르고 또 떠났다. 등장하고 사라진 각국 지도자들을 통해 지난 한해의 지구촌을 되돌아 본다.【편집자주】

<등장한 지도자>

<만델라 anc 부의장>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인권의 대부로서 지난 2월 27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석방됐다.
아프리카 민족회의(ANC)를 이끌면서 석방 이후 아파르트헤이트(흑백인종 분리정책)의 철폐와 흑인의 참정권 인정을 포함하는 새 헌법 제정 협상에 몰두하고 있다.

<바웬사 폴란드대통령>
80년 공산권 최초로 자유 노조를 창설, 공산 독재와 싸운 공로로 83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9월 실시된 총선에서 자유 노조가 승리, 동유럽 최초의 비공산 정권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 후 지식인 그룹이 이끄는 마조비예츠키 정부의 점진적 개혁에 반발, 대통령 선거를 요구하고 이에 당선됨으로써 노동자 출신 대통령의 신화를 창조했다.

<차모로 니카라과 대통령>
지난 10여 년간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정권타도에 앞장서면서 지난 2월 선거에서 산디니스타의 다니엘오르테가 대통령을 누르고 중남미 첫 여성대통령이 됐다.
그녀의 당선에는 소모사 독재정권 때 피살된 남편 페드로 차모로의 후광과 미국의 지원이 크게 작용했다.
차모로 정부는 오르테가 정권이 추진하던 토지 개혁 정책의 백지화 및 화폐의 평가 절하 등 보수적 정책으로 니카라과를 변신시키고 있다.

<존 메이저 영국총리>
「대처리즘」의 경직화로 야기된 보수당의 내분 끝에 탄생한「해결사」총리.
사회 밑바닥에서 자수성가, 총리까지 된 성장 과정, 젊은 나이에 걸맞은 빈민 문제 등 사회문제에 대한 진보적 접근, 정책 과정에서의 유연한 타협 능력 등으로 현재 영국이 처한 경제·사회적 위기를 해결하는데 적임자로 기대되고 있다.

<에일윈 칠레 대통령>
군정 16년만에 실시된 칠레 대통령 선거에서 피노체트 대통령이 지지한 여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돼 지난 3월 취임했다.
피노체트 군사 정권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해 8월 피노체트 전대통령의 임기연장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지리멸렬한 상태에 있던 야당 세력을 결집, 예상을 깨고 국민투표를 승리로 이끌고 여세를 몰아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다.

<로빈슨 아일랜드 대통령>
카톨릭이 국교인 보수국가 아일랜드에서 선거를 통해 제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다소 좌파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피임 허용을 9년 동안 추진, 입법에 성공하고 이혼의 합법화도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으로 보수 색채가 강한 아일랜드에 좌파 정당이 부활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작동 싱가포르 총리>
31년 동안 장기 집권한 리광야오(이광요) 전 총리의 후임으로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총리에 취임. 남의 의견을 중시하는 형으로 곧 신설 될 대통령제에서 대통령 자리에 오를 이 전 총리의「작전상 부재」기간 동안 국정을 맡게 된「대기 선수」라는 일부의 평을 받고 있으나 지난 76년 국회 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재무·상공·보건 장관을 두루 거친 뒤 84년 제1부총리 겸 국방 장관에 취임한 정통 관료다.

<데 멜로 브라질 대통령>
지난해 12월 29년만에 실시된 민주적인 직접 선거에서 당선, 지난 3월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당선 후『스포츠맨십을 발휘해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며 국민들에게 신선 감을 줬으나 현재 제3세계 최대의 외채와 살인적 인플레 등 최악의 상태에 빠진 경제 회생을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제프 안탈 헝가리 총리>
지난 3월 실시된 자유선거에서 민주광장(DF)을 이끌고 승리한 뒤 시장 경제 개혁을 본격 추진, 주식 시장을 개설하고 국영 기업을 대거 민영화하는 한편 외국인 투자를 크게 증가시켰다. 그러나 2백20억 달러의 외채·물가고등 경제 난으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져 DF의 지지도가 지난봄 42%에서 11월말 27%로 하락, 내각 개편과 경제개혁 수정 주장이 대두되는 등 어려운 입장에 처해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