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진보정당의 맥을 이었던 녹색정의당이 창당 후 12년 만에 원내 진입에 실패할 위험에 처했다. 새로운미래도 지역구 1석이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정당 득표는 3% 미만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비례대표 의석은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10일 오후 6시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두 정당의 개표상황실은 약속이나 한 듯 공통으로 침묵했다. SBS 기준으로 새로운미래는 1석, 정의당은 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통합진보당의 종북주의를 우려한 인사들이 탈당해 2012년 창당한 정의당은 창당 이래 최악의 결과를 마주했다. 심상정 의원이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에서 낙선했고, 정당 투표가 3% 벽을 넘지 못하면 비례대표 당선인도 배출하지 못한다. 거대 양당의 ‘꼼수 위성정당’ 창당을 예상하지 못하고 4년 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협조한 게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반면에 옛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은 울산 북에서 윤종오 후보가 국민의힘 박대동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김준우 정의당 상임대표는 “21대 국회 의정 활동이 국민 눈높이를 채우지 못한 것 같다”며 “진보를 지키는 여정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계속 지켜봐 주시고,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낙연 전 총리를 필두로 더불어민주당의 대안세력으로 등장한 새로운미래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 전 총리는 광주 광산을에서 민형배 민주당 후보에게 큰 표차로 지며 범야권 잠재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마저 위태해졌다.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선대위원장은 “정권 심판 구도가 강하게 작동하며 기존의 양당 대결 구도가 더 강화됐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