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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조국’ 13석 안팎 유력…비례만으로 원내 제3당 확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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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거대 양당의 ‘꼼수 위성정당’ 사태가 되풀이된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선거 결과의 눈길을 끈 건 단연 조국혁신당이었다. ‘정부 심판론’을 주창하며 총선 한 달여 전 창당한 조국혁신당은 단독 두 자릿수 당선인을 배출해 원내 제3당이 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가 10일 국회에서 출구조사 발표에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오른쪽)가 10일 국회에서 출구조사 발표에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5시30분 조국 대표는 주먹 쥔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린 채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 입장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30분 전이었지만, 조 대표의 얼굴에선 자신감이 읽혔다. 오후 6시, 조국혁신당이 13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는 출구조사 결과(득표율 26.3%)가 발표되자 상황실에선 환호와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의자 팔걸이에 팔꿈치를 올린 채 양손을 맞쥐고 앉아 있던 조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연단에 오른 조 대표의 첫마디는 “국민이 승리했다”였다. “와” 하는 청중의 함성과 박수가 잦아들자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 그리고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민 여러분께 드린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지금부터 하나씩 보여드리겠다”며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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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지난달 3일 창당대회에서 “윤석열 정권을 깨뜨리는 쇄빙선, 민주진보세력을 앞에서 이끄는 예인선이 되겠다”고 했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슬로건엔 정권 조기 종식 의지를 담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시작과 끝에 부산을 찾는 등 PK(부산·경남) 구애에도 주력했다. “느그들 쫄았제?” “이제 고마 치아라 마!” 등 정부·여당을 향한 조 대표식 부산 사투리 공세엔 그 두 가지 정체성이 모두 녹아 있었다.

원내 제3당이 된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에서 곧장 정부·여당 심판 입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첫 공약으로 ‘한동훈 특검법 발의’를 내놨던 조 대표는 지난 8일 김포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국회 200석을 확보한다면 김건희씨가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을 모두가 보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외신 기자들 앞에선 “(정권을) 정치적으로 무력화하는 게 목표다. 레임덕(lame duck·임기 말 권력 누수), 데드덕(dead duck)으로 만들겠다”(지난달 28일)고 밝혔다.

11일 오전 1시 개표(개표율 25.1%) 기준, 조국혁신당은 23.2%를 득표해 후보 25명 중 11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는 결과를 얻었다. 박은정(1번), 황운하(8번), 차규근(10번) 등 반(反)윤 후보 당선이 확실하다.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주도 범야권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소속 당선인과 연대해 원내 교섭단체(20인 이상) 구성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비례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오전 1시 기준 38.4%를 득표했다. 이는 19석을 확보하는 득표율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35.1%)보다 다소 높았다. 더불어민주연합은 같은 시각 26.4%를 득표했다. 13개 의석을 확보하는 수치다. 같은 시각 제3지대 군소 정당 가운데선 개혁신당(3.2%)만 유일하게 당선인(1~2명) 배출권에 들었다. 녹색정의당(1.9%)과 새로운미래(1.6%)는 3% 미만을 득표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지 못할 전망이다.

비례대표 개표는 11일 오전 완료된다. 4년 전엔 총선 다음 날 오전 9시쯤 개표가 끝났다. 개표가 늦어지는 건 이번 비례대표 선거에 사상 최다 정당(38개)이 참여한 데다, 부정선거 의심 방지 차원에서 비례대표 투표지를 전량 수(手)개표해서다. 개표가 마무리되면 오후 5시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서 비례대표 당선인이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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