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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사전투표 역대 최고…여 “보수층 결집” 야 “심판론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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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5~6일 진행된 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최고치인 31.3%를 기록했다. 4년 전 21대 총선(26.7%)을 4.6%포인트 웃돌아 그 의미를 두고 정치권도 계산이 분주하다. 야권은 정권 심판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로, 여권은 위기감을 느낀 보수 유권자의 결집으로 읽고 싶어 한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투표율 자체에선 호남 유권자의 적극적 투표와 영남 유권자의 소극적 투표에 따른 ‘호고영저’가 뚜렷하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41.2%)의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전북(38.5%)·광주(38%)가 뒤를 이었다. 반면에 대구(25.6%)는 투표율이 가장 낮았고, 경북(30.8%)·경남(30.7%)도 평균을 밑돌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은 물론 세종(36.8%)의 사전투표율이 네 번째로 높다는 것은 광범위한 심판론의 열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관계자는 “호고영저는 2년 전 대선 사전투표에서도 나타난 경향”이라고 말했다. 대선 사전투표율은 전남(51.5%), 전북(48.6%), 광주(48.3%)가 1~3위였고, 대구(33.9%)는 뒤에서 두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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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소에 몰린 인파의 성격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서울 지역 민주당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에 반감이 있던 진보 유권자도 조국혁신당 때문에 사전투표소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사전투표에 반감이 있던 보수층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사전투표를 많이 하는 20·30대 유권자의 보수화도 여권이 희망을 거는 요인이다.

최종 투표율이 2020년 총선 투표율(66.2%)을 넘을지도 관심사다. 투표율이 65%를 넘기면 야권, 55%에 못 미치면 여권이 유리하다는 게 통설이다. 2020년 민주당은 180석을 얻어 103석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과 77석 차였다. 반면에 투표율이 54.2%였던 2012년 총선에선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이 152석으로 민주통합당(127석)을 앞섰다.

과거 총선에선 사전투표율이 전체 투표율을 견인했다. 2016년 사전투표율은 12.2%였고, 전체 투표율은 58%였다. 2020년 사전투표율이 26.7%로 오른 2020년에는 전체 투표율도 66.2%에 달했다. 다만 2022년 대선 때 사전투표율(36.9%)은 역대 최고로 2017년 대선(26.1%)보다 10.9%포인트 높았지만 최종 투표율은 77.1%로 2017년(77.2%)보다 오히려 0.1%포인트 낮아졌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유권자들이 3일간 나눠 투표하는 데 익숙해진 것도 사전투표율 상승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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