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이면서 한국적이지 않은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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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3호 29면

혼종의 나라

혼종의 나라

혼종의 나라
문소영 지음
은행나무

화가 김환기와 미술사학자 최순우,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와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루시 리, 엘리자베스 2세의 제부인 스노든 백작과 사진작가 구본창.

마루츠보(圓壺)로 불리던 둥근 백자 항아리가 ‘백자대호’로 명명되다 2000년대 들어 한국미의 아이콘인 ‘달항아리’로 상승하기까지 변곡점에 등장하는 이들이다. 저자가 “막연하게 오랜 전통이라고 생각하는 게 현대의 산물인 경우가 많다”며 풀어낸 이야기 중 하나다.

저자는 영화·드라마·예능·미술 등 다양한 시각문화와 사회적 이슈 등을 통해 ‘한국적인 게 과연 무엇인가’를 파헤쳤다. 서구화·근대화로 많은 전통과 단절됐지만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혼잡하고 이상야릇하면서도 신선한 정체성, 즉 혼종성(hybrid)에의 탐구다. 돈, 손절과 리셋, 반지성주의, 하이브리드 한류, 신개념 전통, 일상의 마이크로 정치, 포스트 코로나와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했다.

이를테면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가장 한국적이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한국적이지 않은(근대화·서구화 이전 전통과 크게 상관없는) 동시에 한국적이어서(혼종이 된 한국 대중문화 풍토에서 자생해서)’란 설명이다. 중앙일보 인기 연재 칼럼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를 묶어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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