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날 이후 10년, 청년 된 아이들의 말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82호 29면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온다프레스

“내 슬픔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한테도 각자의 큰 슬픔이 하나씩 있더라고요.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친구들도 각자 견디고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 청년은 대학에 가서 단원고의 ‘단’자도, 세월호의 ‘세’자도 먼저 꺼내지 않았다고 한다. 졸업 무렵에야 동기들에게 ‘단원고 생존자’라는 얘기를 했는데, 알고 보니 다들 이미 알고도 아는 티를 안 냈던 거였다. 이렇게 그가 마음을 드러낸 자리에서는 다른 친구들도 저마다의 사연을 들려주며 함께 울었다고 한다.

이런 경험은 이 책을 읽으며 독자가 경험하게 되는 것과도 통할지 모른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아이들, 형제·자매를 잃은 아이들이 이제 청년이 되어 인터뷰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구어체로 담았다. 진학·취업·군복무 등과 또 다른 이별이나 만남을 비롯해 각자 살아온 경험과 함께 어렵사리 꺼낸 기억은 어른들의 눈이, 피해자-생존자의 구분 같은 것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일들까지 새로 짐작하게 한다. 숨진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 대한 각자의 마음은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려는 마음과도 공존한다. 진상규명을 위한 분투와 갈등을 아울러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10년을 담은 『520번의 금요일』과 나란히 출간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