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상무「실업3강」위협|여자는 "전국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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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예선전 끝낸 농구대잔치>
전임심판제도 도입 등 달라진 모습으로 지난 1일 막을 올린 90농구대잔치 1차 대회가 남자부 8강, 여자부 6강을 가려낸 가운데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예선경기를 모두 끝냈다.
개막 벽두부터 몰아닥친 파란과 이변 속에 남자부는 신진파워들로 중무장한 상무의 예기치 않은 파이팅이 돋보였고 여자부는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 팀인 현대산업개발(전 현대증권)과 88시즌 종합준우승 팀인 강호 서울신탁은행이 예선 탈락하는 등 부친현상이 두드러졌다.
「실업 강세, 대학 몰락」양상을 보인 남자부는 중앙대만이 유일하게 8강에 올랐고 전통적 대학강호라 할 연세대·고려대는 예선 탈락했다. 반면 상무와 기업은행은 4전승으로 8강에 안착함으로써 기존 실업 3강(기아자동차·현대전자·삼성전자)에 위협적인 복병으로 떠올랐다.
실업 3강 중 지난해 우승팀 기아자동차는 장신 한기범(2m7)이 빠져「고공농구」가 한풀 꺾여 주춤해있고 현대전자 또한 상무에마저 발목이 잡히는 등 전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 삼성전자만이 기복 없는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절대 강자가 따로 없는 여자부는 지난해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신 코오롱·태평양화학·한국화장품 등「신 3강」이 6강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올 시즌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금융 팀의 몰락 속에 실업팀의 강세가 두드러져 제2의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셈. 실업팀 중엔 현대산업개발의 6강 탈락이 최대 이변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예선4∼5게임을 치른 부문별랭킹을 보면 득점에선 김현준(삼성전자)과 이선영(한국화장품)이 나란히 남-여부 선두에 나섰다. 여자부 선두인 이가 게임평균 34.33점을 마크함으로써 당찬 파이팅을 보여 각광받고 있는 반면 그 동안 선두를 유지해온 최경희(삼성생명)는 12위로 밀려나 큰 대조를 보였다.
대학장신의 활약이 돋보인 리바운드에선 이장수(경희대)가 남자1위에 올랐고 여자 부에서는 조문주(국민은행)가 여전히 선두를 유지, 부동의제 1인자 위치를 굳히고있다.
어시스트에선 상무 돌풍의 주역 강동희와 한국화장품 6강 진입의 견인차 윤영미가 나란히 1위에 올라 올 새바람을 이끌고 있고 수비에선 김윤호(삼성전자)와 조문주가 각각 남-여부 1위에 랭크, 관록을 뿜어내고 있는 중이다.
3점 슛에선「제2의 이충희로 각광 받고 있는 대학최고의 슈터 문경은(연세대)이 무려 40%가 넘는 높은 적중률을 과시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고 고려대 김상식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여자 부에선 천은숙이 선두에 나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최경희는 랭킹 10위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 반면 2, 3위에 오른 최명숙(제일은) 김정혜(신용보증기금)의 파이팅이 놀랍다.

<「고득점시대」활짝>
「고득점 농구시대」가 활짝 열린 것은 1차 대회의 두드러진 특색.
남녀부 할 것 없이 매 게임 평균득점이 눈에 띄게 많아졌고 또 큰 점수 차로 승부가 가려지는 게임도 부쩍 늘어 종전과는 다른 플레이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은 남자부보다 여자 부에서 더욱 두드러져 1차 대회 동안 90점이상의 고득점을 올린 게임이 무려 일곱 차례에 이른다.
지난해 1차 대회 통틀어 90점 이상 게임이 세 차례에 불과했던 점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
이처럼 고득점게임이 부쩍 늘어난 것은 올부터 개정규칙을 적용,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는 데다 심판전임제 실시로 편파판정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27일부터 본선 돌입>
남자부 8강, 여자부 6강을 가린 90농구대잔치 1차 대회는 27일부터 우승고지를 향한 최종라운드에 돌입, 불꽃튀는 종반 각축전을 펼치게 된다.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남자부는 23일 대진 추첨 결과 지난해 우승팀 기아자동차가 23일 현대전자와 격돌하며 삼성전자는 중앙대와 맞붙게돼 초반부터 강호끼리의 한판승부가 한층 불꽃을 튀길 것 같다.
또 6강이 예선성적을 안고 싸우는 여자부 결승리그는 27일 SKC-태평양화학 경기를 첫머리로 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2연패를 노리는 국민은행은 29일 지난 대회 설욕을 벼르고 있는 삼성생명과 한판승부를 벌이게돼 이 경기가 사실상의 결승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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