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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안 올라도 연수익 10%” 지금 사야할 주식은 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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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명 파헤쳤다, 요즘 잘나가는 ‘금융주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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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저평가 종목의 재평가일까요, 아니면 잠시 부는 훈풍일까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에 의지를 보이면서 반짝 급등했던 국내 금융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평가됐단 말에 금융주를 샀다가 뒷심 부족으로 주가가 하락한 경험이 여러 번 있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이 시장을 관망해서인지 금융주는 지난 26일 정부의 밸류업 정책 발표 후 횡보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과거와 같은 패턴을 보일까요? 이 분야 전문가들에게 정부의 밸류업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전망을 들어보았습니다. 아직 시장 상황은 그대로여서 투자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주는 대표적인 저평가주다. KRX 은행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달 15일 기준 0.46배 수준이다. 보험(0.45배), 증권(0.49배) 등 금융업종 중에서 가장 낮고, 코스피 전체 PBR(0.96배)의 절반 수준이다.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도 저평가 상태다.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은행(5.54배), 보험(5.31배), 증권(7.45배) 등으로 코스피(19.45배)의 절반도 안 된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금융주의 저평가 원인으로는 ①저성장 환경 ②기술(IT) 기업의 금융업 진출 ③낮은 주주환원 ④정부 규제 등이 꼽힌다. 다만 저성장과 핀테크 기업의 공세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데도 한국 은행의 PBR은 지난해 해외 은행 평균(0.63배, 2023년 말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낮은 주주환원이나 정부 규제 해소가 핵심 열쇠라는 얘기다.

옥석 가리기가 힘들다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우선 KRX 은행·보험·증권지수 등을 토대로 운용되는 ETF를 통해 업권별로 투자가 가능하다. 은행의 경우 삼성자산운용(KODEX)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에서 은행 ETF를 운용하고 있다. KODEX 은행 ETF의 경우 배당수익률은 연 5.94% 수준이다. 분배금은 연간 1회 지급한다. 증권 ETF의 경우, KODEX 증권 ETF와 TIGER 증권 ETF가 있다. 월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국제금융 전문가인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대표, 국내에서 손 꼽히는 가치투자자인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채권형 주식투자’로 명성 높은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알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은행주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외국 기관투자가들은 기업에 투자할 때 ‘주식 평가이익’과 ‘배당’을 포함한 총주주수익률(TSR) 개념으로 접근한다. 한국과 같은 이머징 마켓은 TSR이 연 10%는 나와야 한다. 최근 은행주가 여전히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연 5~10%대 배당수익률이다. 개인적으로 금융 당국은 현재 30% 중반의 주주환원율이 50%까지 올라갈 때까지 크게 간섭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된다면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TSR이 연 10%를 달성할 수 있다.”  
개미들은 금융주 투자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은 저성장 국가라서 투자에서 배당이 중요하다.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다. 기대수익률을 조금 낮추고 배당을 생각하면 금융주는 좋은 투자인 게 확실하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좋은 금융주를 고르는 기준은.
“재무건전성이 좋아야 한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를 넘고 경영진이 주주 친화적인 곳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KB금융과 메리츠금융지주가 더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미 PBR이 1.7배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KB금융지주는 PBR 0.8배 수준까지는 갈 수 있다. PBR이 2배 수준으로 오르려면 주주환원율이 50%까지 가야 한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금융주가 밸류업 정책 발표 직전 많이 올랐다.
“주주환원을 기준으로 볼 때 여전히 관심을 둬야 한다. 절대 주가는 많이 올랐지만 다른 주식과 비교한 상대 주가는 전체 주식을 통틀어서도 싼 편이다. 비지니스 모델이나 관치(官治) 등 디스카운트 요소가 여전히 있지만 이익, 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엄청나게 싸다. 해외 금융사처럼 주주환원 정책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재평가받을 수 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은행·보험·증권 중 더 관심을 둘 업종은.
“은행은 개별 기업 간 차별성이 적어 주가 차트도 비슷하게 움직일 거다. 반면에 증권과 보험은 개별 기업마다 차이가 크다. 증권은 회사마다 사업모델이 다르고 리스크 관리에 따라 이익 차이가 많이 난다. 예컨대 거래대금이 늘어난다면 주식 거래 수수료(브로커리지) 영업에 강점이 있는 곳이 유리하고, 부동산 경기가 빨리 살아난다면 기업금융(IB) 분야가 강하고 자본 여력이 큰 증권사가 좋다. 보험도 요즘은 선발주자와 아닌 곳이 차이가 난다. ”
증권 업종의 투자수익률을 더 좋게 보나.
“그렇다. 지난해 부동산 등에서 손실을 선제적으로 인식한 곳이 많다. 이런 손실이 현실화하지 않고 부동산 분야 사업이 정상화된다면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이익이 크게 늘 수 있다. 올해는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금리 인하기에는 보험은 안 좋고 증권은 좋은 게 전통적인 공식이다. 게다가 증권은 은행과 달리 배당을 더 준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적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 교수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은행주 투자는 재미없다는 인식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금융주를 중심으로 연평균 15%의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하고 있다. 10년이면 4배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증권주 비중을 줄이고 은행주 비중을 의미 있게 늘렸다. 코로나19 이후 은행들의 밸류에이션과 배당 매력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주는 배당 증가 속도가 빠르다. 향후 10년 뒤 배당이 지금의 1.5배에서 2배 정도 늘어날 걸로 본다. 현재 배당수익률이 7% 수준이니 10년 뒤에는 매입가 기준으로 15%는 될 거다. 지금 1만원을 투자하면 10년 뒤 1500원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이 이렇게 늘어나면 주가가 안 오를 수 없다.”
적절한 투자법이 있나.
“배당 재투자와 페어트레이딩도 가미하면 좋다. 페어트레이딩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선주에 반반씩 투자한 뒤, 보통주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면 보통주를 팔고 우선주를 사는 방법이다. 금융주의 경우 주가 흐름이 비슷한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 등 2개 정도를 짝지은 후 두 주식 간 주가 차이가 평균치를 벗어나면 상대적으로 비싸진 주식을 팔고 가격이 낮은 주식을 매수하면 된다. ”
이미 금융주 주가가 많이 올랐다.
“등락을 반복하며 저점을 높이는 방법으로 올라갈 거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번 나오고 끝날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이미 금융주를 많이 보유한 입장에서 추가 매수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금융주 중에서 덜 오른 것을 찾아 매수하거나, 다른 분야 주식을 매수한 후 금융주가 단기 조정을 받을 때 추가 매수를 하는 게 좋다.”
금융주 중 어떤 주식을 사야 하나.
“은행들은 사업구조가 비슷해 PBR 등이 크게 차이 날 이유가 없다. A은행의 PBR이 0.5인데 B은행 PBR이 0.3이면 PBR이 0.3인 곳을 사면 된다. 그리고 당연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곳을 위주로 고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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