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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3년의 변화, 중국 10대 빅 테크 기업 현주소 어디?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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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3년은 많은 것들을 바꿔놓았다. 그 3년 사이, 중국 빅테크 기업의 위상도 사뭇 달라졌다. 바이트댄스(字節跳動)는 광고수입으로 알리바바(阿浬巴巴)를 넘어섰고, 전체 매출로는 오랜 적수였던 텐센트를 제쳤다. 핀둬둬(拼多多)는 한때 시총으로 알리바바를 앞서며,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를 두려움에 떨게 했고, 알리바바는 1년여에 달하는 장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팬데믹 3년 후, 중국 10대 빅 테크 기업의 현주소를 2주에 걸쳐 소개한다. (무작위 순)

①편 내용과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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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바이두(百度, BAIDU) 

바이두

바이두

최근 바이두는 대규모 모델, 즉 중국판 챗 GPT 개발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바이두 CEO 리옌훙(李彦宏)은 중국 빅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대규모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바이두 고위급 경영진은 대규모 모델을 최근 주춤하던 바이두가 다시 중국 빅테크 기업의 선두로 재기할 수 있는 관건으로 삼았다.

2023년 10월, 바이두는 자체 개발 대규모 모델 ‘원신(文心) 4.0’의 종합적인 수준이 챗 GPT-4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업계의 평가는 사뭇 달랐다. 바이두 대규모 모델이 특색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중국 여타 회사들이 개발하는 대규모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강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으며, 챗 GPT-4와의 격차는 여전하다고 분석한다.

지난 한 해, 바이두의 주가는 4% 올랐다. 알리바바, 메이퇀 등 중국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선방했지만, 약 60% 상승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동종업계 미국 기업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24년 새해에도 바이두는 생성형 AI, 대규모 모델에 승부를 걸었다. 앞으로 한 해 동안 바이두가 얼마나 많은 시장에서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바이두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7. 앤트그룹(螞蟻集團, ANT GROUP)

앤트그룹

앤트그룹

2023년 연말, 중국 인민은행이 앤트그룹이 제출한 지배 구조조정을 승인했다. 창업자 마윈(馬雲)의 의결권은 53.46%에서 6.21%로 줄었고, 그 밖의 9명의 주주가 나머지 47.25%의 주식을 나눠 가졌다. 마윈의 지배권이 사라지면서, 무기한 중단됐던 앤트그룹의 IPO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난 2020년, 앤트그룹은 상하이와 홍콩에 동시 IPO를 계획 중이었다. 이를 통해 350억 달러(약 45조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당시 마윈이 정부의 규제를 비판한 일로 중국 당국의 눈밖에 나면서, 앤트그룹의 IPO는 무산됐다. 이후 앤트그룹은 중국 당국의 주요 규제 대상이 되어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었다.

일련의 구조조정을 거친 후, 2023년 상반기 앤트그룹의 이윤은 1년 전의 185억 위안(약 3조 4100억 원)에서 158억 위안(약 2조 900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룹에서 가장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 신용대출 업무가 규제를 받았고, 머니마켓펀드(MMF) 상품 위어바오(餘額寶)의 규모도 자의 반타의 반으로 규모를 줄이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했다.

지난 2020년 10월 말 기준,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는 4128억 달러(약 550조 원)였으나, 3년 뒤인 2023년 10월 말에는 400억 달러(약 53조 원) 미만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8. 핀둬둬(拼多多, PDD) 

핀둬둬

핀둬둬

2023년, 대다수 중국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때, 핀둬둬는 반대로 상승가도를 달리며 주가가 약 80% 가까이 뛰었다. 나스닥에서 미국 다수의 빅테크 기업을 앞서기도 했다.

핀둬둬는 창립 초기부터 저가 전략을 내세워 승부를 걸었던 전자상거래 기업이었다. 최근 테무(TEMU)로 미국 및 해외 시장을 공략해 큰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친 후,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것도 핀둬둬의 독자적인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2023년 핀둬둬의 자회사 테무는 약 50개 국가에 진출해, 2억 7000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GMV 180억 달러(약 24조 원)를 기록하면서, 1년 사이 경쟁 업체 쉬인(Shein)이 10년간 쌓아 올린 규모를 달성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 슈퍼볼 광고에 수백억 원을 투입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알리바바와 징둥도 각각 저가 전략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승자는 핀둬둬였다. 2023년 11월, 핀둬둬의 시총이 처음으로 알리바바를 뛰어넘었다. 당시, 핀둬둬의 시총 1900억 달러(약 253조 3000억 원)는 규모로 치면 4.5개의 징둥에 해당했다.

9. 넷이즈(網易, NET EASE) 

넷이즈

넷이즈

2021년 2월, 중국 주식이 전반적으로 정점을 찍을 때, 넷이즈의 시총은 메이퇀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약 3년 후, 넷이즈는 메이퇀을 제치고 시총이 4번째로 높은 중국 빅테크 기업이 됐다.

넷이즈가 메이퇀을 넘어설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전환기를 맞이한 게임 업계에서 넷이즈의 게임이 안정적인 성과를 낸 덕분이다. 주요 게임으로는 장안환상(蛋仔派對), 스트리트볼 올스타(全明星街毬派對), 전봉극속(巔峰極速), 역수한(逆水寒)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중국 게임 업계에서는 이용자들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예전에는 마이너한 영역으로 여겨지던 서브컬처, 여성향 게임 등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트와 스토리텔링적 요소가 중요해졌는데, 이러한 부분이 마침 넷이즈의 강점이었던 것.

그밖에, 일일 액티브 사용자 수가 각각 7억 명과 1억 명에 달하는 틱톡과 빌리빌리(哔哩哔哩, bilibili)도 넷이즈의 이용자 유입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넷이즈 관계자는 완뎬레이트포스트(晚點, LatePost)와의 인터뷰에서 장안환상과 스트리트볼 올스타의 성공에 틱톡의 트래픽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10. 콰이서우(快手, KUAISHOU) 

콰이서우

콰이서우

콰이서우는 숏폼 업계 경쟁사 틱톡과의 전쟁을 멈추고 자기만의 루트를 찾아 나가는 모양새다. 지난 2023년 2분기, 콰이서우는 순이윤 14억 위안(약 2584억 원)을 기록하며 IPO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일 액티브 사용자 수도 3억 860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러한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던 요인은 콰이서우가 벤치마킹 타깃을 틱톡에서 핀둬둬로 바꿨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콰이서우가 숏폼 플랫폼이기는 하지만, 핀둬둬의 저가 전략을 참고하고 있다고 내부 관계자는 털어놓았다. 콰이서우 CEO 청이샤오(程一笑)는 지난해, “지방 시장은 중저가 시장이 아니라, 인구가 가장 많고, 면적이 가장 넓으며, 잠재력이 가장 큰 블루오션”이라고 평했다.

한편, 지난해 콰이서우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2023년 8-11월, 기존 직급체계를 조정하는 등 IPO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뿐만 아니라, 핀둬둬는 2023년 동네 공동구매(社區團購) 시장에서도 메이퇀을 앞서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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