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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들이는 '尹케어'…지방 "당장 인건비 급하다" 속도전 호소 [尹정부 필수의료 종합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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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약제 지역의사 도입, 의료사고 형사처벌 완화 등을 담은 지역의료·필수의료 종합 대책(패키지)을 내놨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건강보험 재정 1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또 백내장 수술·도수치료에 건보·비건보 혼합진료를 금지하고, 미용 의료에 별도 자격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제 8차 민생토론회를 열어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대책은 20년간 누적된 의료의 병폐를 수술하는 종합 처방을 담았다. 조희숙 강원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촘촘하게 포괄적으로 패키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늘리기다. 정부는 2035년 의사가 1만5000명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를 바탕으로 2025학년도부터 입학 정원을 늘린다. 구체적 규모는 머지 않아 발표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절대 적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한 1000명 이상 늘리되 2000명 늘릴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지역인재 전형을 대폭 확대한다. 지금은 비수도권 의대 정원의 40% 이상 해당지역 출신을 뽑고 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정원의 100%를 채워도 된다. 이게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말한다.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해당지역에서 중학교를 나온 학생으로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뉴스1

정부는 계약형 지역필수 의사제도를 도입한다. 지역 의대 본과생과 의사가 대상이다. 의대생에게는 장학금·수련비용을 지원하고 교수 채용을 보장한다. 의사는 충분한 수입을 보장한다. 지자체가 집을 제공하고 교육을 지원한다. 대신 지역에 일정기간 근무하거나 필수의료에 장기근속 근무 계약을 해야 한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의 집값이 싸서 지원한다는 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중요한 게 자녀 교육지원인데, 그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역 근무를 조건으로 의대 입학생을 뽑는 지역의사제는 도입하지 않는다. 강준 복지부 지역의료정책과장은 "지역 의무 근무가 과도하게 권리를 제약한다는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민주당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법률을 통과시켰는데, 정부가 이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지역 의대 정원을 늘릴 때 필수의료에 종사하게 한다는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그냥 정원을 늘리면 지역의대가 몸집 불리기에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현재 36시간)을 줄이고, 산부인과·외과계열에 수련비용을 지원한다. 국립대병원의 전임교수 정원을 대폭 확대한다. 고난도·고위험 수술 수가를 인상한다. 지역의 중소병원이 심뇌혈관 등의 필수의료 기능을 하게 육성한다. 큰 병원과 작은 병원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증진료나 응급, 암 진료 등을 완결하는 모델을 몇 개 선정해 3년 간 500억원을 지원한다. 조희숙 교수는 "상급병원-중소병원-의원의 역할을 명확히 정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환자가 수도권으로 오지 않고 지역의 협력의료 시스템을 이용하면 본인부담금을 낮춘다. 그러나 이규식 건강복지정책연구원장은 "이 정도로는 턱도 없다. 전국에 일정 규모의 진료권을 설정해 환자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흐름을 통제하지 않으면 지역의사 확충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번에 획기적 대책이 몇 가지 나왔다.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을 제정해 의사의 형사처벌 부담을 완화한다. 대신 의료기관이 보험이나 공제회에 가입해야 한다. 필수의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감면 방안도 검토한다. 신영석 교수는 "특별히 고의성이 없는데 의사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자단체연합회는 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특례법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의료기관은 실손보험 유무에 따라 다르게 진료 서비스를 한다. 또 도수치료라는 비보험 진료를 하면서 건보에서 진찰료를 받는다. 백내장 수술, 체외충격파 치료,하이푸, 맘모톰절제술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우선 도수치료·백내장 수술 같은 비(非) 중증 과잉 진료에 혼합진료를 금지한다. 건보 진료만 하거나 비건보만 하라는 뜻이다. 이규식 원장은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건보 보장이 불충분해서 비건보 진료로 보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정기간 임상 수련을 하지 않으면 개업하지 못하는 개업 면허를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김윤 교수는 "선진국 중 의대 졸업 후 바로 환자를 진료하는 나라는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영국은 의사 면허와 진료 면허가 따로 았다. 일본은 2년 임상수련을 해야 독자적으로 진료할 수 있다.

복지부는 시술 자격 개선을 포함해  미용 의료를 종합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영국·캐나다는 의료적 필요성이 낮고 안전성이 확보되는 일부 미용 의료 시술을 의사가 아닌 사람에게 별도의 자격을 줘서 허용하고 관리한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 필요한 10조원을 건보 재정에서 쓰기로 했다. 노인의료비 급증에다 간병 급여화, 지역 건보료 경감 등 새로 쓸 데가 한두군데가 아니어서 건보재정 조기 고갈  걱정도 나온다.

의협은 입장문을 내고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은 필수·지역의료를 육성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라며 "의학 교육의 질 저하는 물론 건보 재정에 큰 부담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올해 안에 이번 대책의 대부분을 시행한다. 개원면허·지역계약의사제 도입, 필수의료 업무상 과실치사상죄 감면 등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논의한다.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 위원회에서 인구·경제·통일 등을 감안한 장기적 의료 대책도 다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속도전을 강조한다. 3개월, 6개월 단위로 필수의료 종합대책의 진행사항을 따지자는 것이다. 한정호 충북대 의대 교수도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 이탈 러시 때문에 난리다. 당장 인건비 지원에 나서야 한다. 배가 침몰하는데, 하루가 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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