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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즈니스] 호주 청정우 어떻게 만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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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대형 할인 매장과 유명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호주 청정우(淸淨牛)의 인기가 높다. 호주 청정우는 말 그대로 호주에서 기른 무공해 소를 말한다. 맛과 육질이 한우 1등급과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30~40%정도 저렴하다.

특히 엄격한 '클린&세이프(clean & safe:청결과 안전)'기준을 충족해 믿을 만하다는 것이 인기몰이의 비결이다. 국내 반입량도 크게 늘어 2001년 5만7천t에서 지난해엔 8만3천t으로 46% 증가했다. 올해는 9만t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냉장육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2001년 5천5백87t에서 지난해 1만4천5백39t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호주 청정우의 한국 진출 배후에는 호주 축산업계를 대변하는 호주축산공사 한국대표부가 있다. 호주축산공사는 공기업 형태로 한국에 진출했다가 1998년 민영화됐다. 1백% 호주 축산업계에서 낸 부담금으로 운영되는 생산자 단체로, 대표부가 있는 나라는 호주 축산업계가 심혈을 기울이는 시장으로 봐도 무방하다.

#왜 클린&세이프인가

60년대에 도입된 육류 추적 시스템(tracea bility)은 모든 질병의 원인을 초기에 제어할 수 있게 만들었다. 꼬리.귀 그리고 위에까지 인식표와 인식 칩을 삽입해 이른바 '요람에서 무덤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 것이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광우병 파동의 원인으로 알려진 동물사료는 67년부터 일체 금지하고 있다. 호주 검역청 식품안전 매니저 에드 클림은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소 해면양뇌증(BSE.광우병)이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고 구제역은 1872년 이후 한건도 발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맛은?

호주 쇠고기는 목초 사육(grass-fed)과 곡물 비육(grain-fed)으로 나뉜다. 목초 사육으로 길러진 소들은 일정기간 비육한다. 50일산, 70일산, 1백일산, 3백일산 등 위스키 등급처럼 비육기간을 표기한다. 호주 최대 비육농가의 하나인 ACC의 R&D매니저 폴 깁슨은 "소의 사료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 도축하는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축산업계는 냉장 상태로 오랫동안 운송할 경우 맛이 어떻게 될 지는 미지수라고 반박했다.

호주 청정우에 붙는 'MSA(Meat Standards Australia)'딱지는 5만여명이 50만개의 샘플을 시식한 것을 토대로 품질을 보증하는 시스템이다. 이미 한국과 일본의 소비자를 상대로 샘플 테스트를 거친 결과 호주쇠고기에 대한 입맛은 '매우 만족'이었다.

#한국시장 전망=호주 현지에서 만난 호주축산공사 마크 스퍼사장은 "한국 쇠고기시장에서 한우의 절대적 인기를 충분히 알고 있지만,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주 쇠고기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수입 쇠고기에 대한 한국 농가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시드니.캔버라=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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