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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2030 인증샷 명소...충남 알프스 '이곳' 못가보면 억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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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1일 개막한 청양 알프스마을 얼음분수축제가 2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얼음분수와 얼음조각을 감상하고 썰매, 집라인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기는 축제다.

이달 1일 개막한 청양 알프스마을 얼음분수축제가 2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얼음분수와 얼음조각을 감상하고 썰매, 집라인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기는 축제다.

겨울축제가 막을 올렸다. 화천 산천어축제, 평창 송어축제처럼 얼음낚시를 즐기는 축제만 있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충남 청양 알프스마을에서 2월 12일까지 열리는 얼음분수축제는 얼음을 감상하는 게 핵심 콘텐트다. 강원도나 경기도 북부가 아니라 충남에서 얼음축제라니.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축제는 팬데믹 시기에도 매해 20만 명 넘게 다녀갔을 만큼 인기였다. 아이는 눈썰매를 타며 스릴을 만끽하고 어른은 얼음분수 앞에서 사진 찍고 군밤 까먹으며 추억놀이를 즐긴다.

충남의 진산 칠갑산의 고장 

축제장에는 겨울놀이를 만끽하는 어린이뿐 아니라 얼음분수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20~30대 방문객도 많다.

축제장에는 겨울놀이를 만끽하는 어린이뿐 아니라 얼음분수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20~30대 방문객도 많다.

청양은 칠갑산(561m)의 고장이다. 큰 산은 아니지만 1973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충남의 진산이다. 1970년대에는 청양을 ‘충남의 알프스’라 불렀다. 축제가 열리는 청양군 천장리가 알프스마을이다. 마을은 칠갑산 산기슭에 자리해 겨울이 길다. 겨울은 으레 손 놓고 쉬는 계절이었으나 주민들이 2008년 축제를 만들었다.

축제장에서는 눈썰매뿐 아니라 봅슬레이도 즐길 수 있다. 화려한 실내 조명도 눈을 즐겁게 한다.

축제장에서는 눈썰매뿐 아니라 봅슬레이도 즐길 수 있다. 화려한 실내 조명도 눈을 즐겁게 한다.

축제장에 들어서면 도열한 얼음분수와 얼음조각이 반겨준다. 분수라고 해서 물이 솟구치진 않는다. 대나무를 엮은 기둥에 물을 뿌려서 얼린 거대한 얼음기둥이다. 2008년 첫 축제 때부터 얼음분수가 있었는데 최근 SNS를 통해 MZ세대 인증샷 명소로 급부상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속 엘사처럼 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 청춘도 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방문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20~30대가 부쩍 늘었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이예훈(27)씨는 “얼음분수 보러 왔는데 놀 거리가 다채로워 즐거웠다”고 말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하는 밤 굽기 체험. 지역 농가가 생산한 밤을 참나무 장작에 구워 먹는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하는 밤 굽기 체험. 지역 농가가 생산한 밤을 참나무 장작에 구워 먹는다.

다양한 썰매는 얼음분수축제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눈썰매장도 여러 경사각을 만들어 운영한다. 실내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얼음으로 만든 레일을 미끄러지는 봅슬레이도 즐길 수 있다. 집라인·깡통열차 같은 체험도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에 두루 인기를 끌고 있다. 참나무 장작에 직접 밤을 구워 먹는 사람도 많다. 알프스마을 황준환(63) 대표는 “처음부터 주민 주도로 축제를 개최했고 먹거리도 마을에서 재배한 걸 쓴다”며 “온난화 때문에 변수가 많지만 잘 대비했기에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출렁다리 걷고 수변길 산책 

칠갑산의 명물 천장호 출렁다리. 2017년 개장 당시 국내 최장 출렁다리 기록을 세웠다. 다리가 수면에 가깝게 설치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칠갑산의 명물 천장호 출렁다리. 2017년 개장 당시 국내 최장 출렁다리 기록을 세웠다. 다리가 수면에 가깝게 설치돼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축제 입장료는 어른 아이 구분 없이 9000원이다.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한나절도 부족할 수 있겠지만, 음식까지 사 먹어도 서너 시간이면 충분하다. 축제만 보고 발길을 돌리기 아쉽다면 가까운 천장호를 가보자. 2017년 개장 당시 국내 최장 기록(207m)을 세운 출렁다리가 있다. 요즘 출렁다리는 스릴감을 최대한 느끼게 하려고 다리의 높이도 중시한다. 반면 천장호 출렁다리는 수면에 가깝다. 긴장감은 덜할지 몰라도 물 위를 걷는 기분이 든다. 천장호 팔각정 주변에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에코워크’라는 어드벤처 놀이시설이 있다. 최대 높이 10m에 이르는 공중 데크로드가 제법 흥미롭다.

80여개 굴 전문 식당이 모여 있는 보령 천북 굴단지. 2020년 1월부터 새단장한 모습을 손님을 맞고 있다.

80여개 굴 전문 식당이 모여 있는 보령 천북 굴단지. 2020년 1월부터 새단장한 모습을 손님을 맞고 있다.

청양은 먹거리가 다채롭지 않은 편이다. 산골이라서 겨울 음식이랄 게 없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차로 약 1시간 거리인 보령 천북 굴단지를 가보자. 2020년 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무허가 점포가 대부분이었는데, 보령시가 멀끔하게 굴단지를 만들었고 80여 개 식당이 다시 둥지를 틀었다.

천북수산에서 맛본 돌솥영양굴밥. 1인분치고는 양이 무척 많다. 싱싱한 굴도 듬뿍 들어 있다.

천북수산에서 맛본 돌솥영양굴밥. 1인분치고는 양이 무척 많다. 싱싱한 굴도 듬뿍 들어 있다.

굴단지 안의 '천북수산'을 7년 만에 방문했다. 식당은 깔끔해졌고 인심과 맛은 그대로였다. 찜통에서 찐 굴을 집어 입에 넣었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흘렀다. 이 맛을 못 보고 겨울을 난다면 얼마나 억울할 일인가. 굴찜 5만원(3~4인분), 영양굴밥(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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