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도의 미술관 거닐고, 보타의 유리 피라미드서 ‘불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제주도 섭지코지는 산책을 즐기며 이색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다.

제주도 섭지코지는 산책을 즐기며 이색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다.

“건축과 음식은 내 여행의 진짜 동기다. 둘 모두를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곳에 가기 좋아하지만 때로 좀 돌아가는 것도 즐긴다.”

작가 제임스 설터의 이 문장을 동의하는 이가 많을 테다. 건축과 음식을 모두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제주도만 한 곳이 없다. 조금 더 좁히면 섭지코지가 딱이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안에서 미식 체험까지 할 수 있으니, 제주에서 이만한 호사를 누리는 곳도 흔치 않다.

담장 액자 속 성산일출봉

섭지코지는 제주도 동쪽 바다에 툭 튀어나온 지형을 일컫는다. 드라마틱한 해안 지형과 등대가 서 있는 붉은오름,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근사하다. 유채꽃이 피는 늦겨울부터 초봄 사이에 관광객의 발길이 집중된다.

이맘때 섭지코지를 찾는다면 먼저 들러볼 곳은 유민미술관이다. 일본의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다. 강원도 원주 뮤지엄 산, 서울 엘지아트센터 등 안도의 여느 작품처럼 노출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 돌과 물을 활용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주변의 자연을 끌어들인 차경(借景)이 인상적이다. 미술관으로 입장하기 전, 담장에 길쭉한 사각 프레임을 만들어 성산일출봉을 액자 속 그림처럼 보이게 했다. 미술관 안에는 프랑스 낭시파의 아르누보 유리공예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절제미로 상징되는 한국의 백자·청자와 달리 과감한 색채와 화려한 문양이 돋보인다.

미술관 옆에는 안도의 또 다른 작품 ‘글라스 하우스’가 있다. 콘크리트와 유리를 활용한 기하학적 건물이다. 요즘처럼 추울 때는 밖에서 구경만 하지 말고 잠시 머물다 가길 권한다. 1층에 카페와 제주 기념품 가게가 있고 2층에는 코스 음식을 파는 ‘민트 레스토랑’이 있다. 제주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 맛도 각별하지만 창 너머로 넘실대는 바다와 성산일출봉만 봐도 벅찬 기분이다.

휘닉스아일랜드의 이색 캠핑

아고라 라운지에서 모닥불을 쬐는 가족의 모습.

아고라 라운지에서 모닥불을 쬐는 가족의 모습.

안도가 전부는 아니다. 섭지코지에서는 스위스 건축 거장 마리오 보타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보타는 강남 교보빌딩, 리움미술관, 남양성묘성지 등을 설계한 ‘친한파’ 건축가로 알려졌다. 보타가 설계한 ‘아고라’는 유리로 만든 피라미드형 건물이다. 휘닉스아일랜드의 독채 별장 ‘힐리우스’ 회원 전용 라운지 공간이지만 올겨울에는 이색 체험 프로그램으로 비회원에게도 개방한다.

‘아고라 라운지 불멍’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맛볼 수 있는 어묵탕.

‘아고라 라운지 불멍’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맛볼 수 있는 어묵탕.

‘아고라 라운지 불멍(최대 4인 4만원)’은 일종의 캠핑 체험이다. 휘닉스아일랜드에서 셔틀 차량을 타거나 직접 카트를 몰고 아고라를 찾아가면 된다. 유리 피라미드 안쪽 모닥불 주변에 앉아 어묵탕에 사케를 곁들인다.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고, 핸드드립 커피나 음료도 마실 수 있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아이와 함께인 가족뿐 아니라 젊은 커플도 많이 보였다. 임윤재(39)씨는 “캠핑장이 아니라 멋진 건축물 속에서 불멍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성산읍에 자리한 ‘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다양한 컨셉 룸을 갖췄다. 사진은 그래픽 아티스트 ‘신모래’의 작품으로 꾸민 객실.

성산읍에 자리한 ‘플레이스 캠프 제주’는 다양한 컨셉 룸을 갖췄다. 사진은 그래픽 아티스트 ‘신모래’의 작품으로 꾸민 객실.

겨울에 이용하면 좋은 휘닉스아일랜드의 야외 온수 수영장.

겨울에 이용하면 좋은 휘닉스아일랜드의 야외 온수 수영장.

섭지코지에 있는 시설은 리조트 투숙객만 이용하는 건 아니다. 휘닉스아일랜드는 4인실이 기본인 콘도 리조트여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혼자 혹은 둘이서 제주를 찾는다면 가격이 합리적이고(2인실 약 6만원), 젊은 감성이 풍기는 ‘플레이스캠프 제주’가 낫다. 섭지코지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에 묵어도 유민미술관 50% 할인, 식음 업장 1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휘닉스아일랜드 온수 풀과 사우나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