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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돈 '탄핵 찬성' 62명...날 힘들게 한 그 이름 [박근혜 회고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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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내 부덕이고 불찰입니다. 국가가 혼란해져 송구합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은 멈췄지만, 여러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흔들림 없이 해주십시오.”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비공개 국무회의를 소집해 이렇게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필요하지만 당장은 티가 나지 않는 일들도 혼신의 힘을 다한 국무위원들을 더는 대통령으로서 도울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 속으로 피눈물이 흘렀다”고 회고했다.

박 전 대통령은 14일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구독서비스 ‘더중앙플러스’(The JoongAng Plus)의 ‘박근혜 회고록’에서 2016년 국회의 탄핵 가결 직후부터 이듬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전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을 다뤘다.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해 발언하고있다. 중앙포토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해 발언하고있다. 중앙포토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준비하는 한편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식에 씁쓸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시중에 나도는 탄핵 찬성 의원 명단에서 친박을 자처하거나 선거 때 지원 유세를 간곡하게 부탁했던 의원들의 이름을 보고, “정치란 참으로 무정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현역의원 29명이 새누리당을 집단 탈당해 개혁보수 신당을 창당한 것에 대해선 “한국 정치의 고질적 이합집산 행태가 벌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싸우더라도 당을 깨고 나갈 것이 아니라 정당의 틀 안에서 싸우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2020년 총선에서 이들이 미래통합당으로 복귀한 것을 보고,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2017년 대선 후보로 옹립하려 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사태 전부터 나는 그가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를 재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국회 탄핵안 통과이후 소원해졌다는데 그 과정에서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에 대해선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 만료 전에 선고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주장 때문인지 너무 급하게 진행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회고록의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회고록 주소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4472 입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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