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왕실 떠난 동서 의식했나…英왕세자 가족의 파격 흑백사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 윌리엄 왕세자 가족이 지난 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캐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윌리엄 왕세자, 조지 왕자, 루이 왕자, 케이트 왕세자비, 샬럿 공주. AFP=연합뉴스

영국 윌리엄 왕세자 가족이 지난 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성당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캐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윌리엄 왕세자, 조지 왕자, 루이 왕자, 케이트 왕세자비, 샬럿 공주. AFP=연합뉴스

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왕세자비에게 2023년은 의미가 컸다. 찰스 3세가 64년만에 왕위를 계승하고 올해 5월 대관식을 치렀다. 윌리엄 왕세자는 계승 서열 1위로 다가섰다. 그런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들이 찍은 가족 사진은 다소 뜻밖이다. 흰 색 셔츠에 검은색 청바지와 스니커즈 차림이어서다. 게다가 컬러 아닌 흑백 사진을 선택했다. 두 아들 조지와 루이, 딸 샬럿도 같은 차림으로 환히 웃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10일(현지시간) "이건 (동생)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이 찍을 법한 사진 아니냐"는 평을 내놨다. 왕실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독립을 선언하며, 부인의 고국 미국으로 건너가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해리 왕자 측에 더 어울릴 법한 파격이라는 지적이다. 영국 보그(Vogue)지는 "흑백에 캐주얼 테마를 고른 것 자체가 영국 왕실의 미래는 다를 거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영국 윌리엄 왕세자 가족의 2023년 크리스마스 카드 사진. AP=연합뉴스

영국 윌리엄 왕세자 가족의 2023년 크리스마스 카드 사진. AP=연합뉴스

윌리엄 왕세자의 2023년 연말 가족사진은 매년 영국 왕실 가족이 크리스마스 카드용으로 촬영해 배포하는 전통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사진 촬영의 전통을 따르는 동시에 촬영 내용은 달리함으로써 전통을 비트는 면모를 차세대 국왕 부부가 보여준 셈이다.

대개는 근엄한 왕실 분위기에 따라 영국 국기인 유니언 잭의 상징색인 파랑, 하양, 빨강을 테마로 한 화려한 성장(盛裝)을 한 사진을 촬영하곤 한다. 올해 찰스3세와 카밀라 왕비는 대관식 사진을 카드에 사용했다. 왕실의 카드는 영국 내 정계, 학계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 계층과 외교사절 및 영연방(the common wealth) 국가 등에 보내진다.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왕세자비의 이번 흑백 캐주얼 프로필 사진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뜨겁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갭(GAP) 또는 제이크루(J Crew) 광고인 줄 알았다"(인스타일) "왕세자 부부로서는 꽤 대담한 선택"(더 선) 등의 평이 쏟아졌다.

영국 윌리엄 왕세자비의 자녀들의 아기 시절. 왼쪽은 둘째인 샬럿 공주가 셋째 루이 왕자를, 오른쪽 사진은 장남 조지 왕자가 샬럿 공주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모습. 사진 켄싱턴궁

영국 윌리엄 왕세자비의 자녀들의 아기 시절. 왼쪽은 둘째인 샬럿 공주가 셋째 루이 왕자를, 오른쪽 사진은 장남 조지 왕자가 샬럿 공주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모습. 사진 켄싱턴궁

왕세자 부부의 지난해 크리스마스 카드 사진의 테마는 자연스러움이었다. 다섯 명이 환히 웃으며 편안한 차림으로 걸어가는 장면을 포착했다. 이번에는 흑백을 택함으로서 한결 파격을 더했다는 평이 나온다. 일각에선 비판적 목소리도 나온다. 가디언이 "반짝반짝해야 마땅할 크리스마스 카드에 흑백 사진이라니 말이 되냐"라는 칼럼을 실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동생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등과의 갈등과 루머가 불거진 일을 겪은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나름의 참신한 이미지를 꾀하려는 시도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윌리엄 왕세자비 가족의 2022년 크리스마스 카드 가족 사진. EPA=연합뉴스

윌리엄 왕세자비 가족의 2022년 크리스마스 카드 가족 사진. EPA=연합뉴스

주목의 또다른 대상은 세 자녀의 폭풍 성장이다. 왕세자비 부부는 슬하에 딸 하나 아들 둘을 뒀는데, 조지 왕자는 2013년, 샬럿 공주는 2015년, 막내 루이 왕자는 2018년 생이다. 세 자녀 모두 이번 사진에선 의젓하게 서서 부모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할아버지의 생일 잔치 행사에서 말똥 냄새 때문에 코를 틀어막으며 인상을 찌푸리며 신 스틸러(주목을 휩쓰는 조연)로 불린 루이 왕자는 특히 어엿한 왕자로서의 풍모를 빛낸다. 영국 왕실 공식 인스타그램의 댓글엔 "더 이상 성장하지 말아줘요"부터 "아기였을 때부터 알았던 꼬마 왕자님은 어디갔나" 등의 내용이 보인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