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일본판 롤스로이스다, 일왕이 탄 ‘8억짜리 오픈카’

  • 카드 발행 일시2023.12.05

“일본을 대표하는 유일무이(有一無二) 브랜드.” 이런 홍보 문구를 내건 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56년간 일본에서만 팔다 보니 사실 외국 사람에겐 아직 생소한 차예요.

‘센추리(Century)’란 고급 승용차예요. 제 기억으론 딱 한 번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어요. 4년 전 이맘 때, 나루히토(徳仁) 일왕 부부가 즉위 기념 카퍼레이드에 탑승해 화제가 됐죠.

속칭 ‘일본판 롤스로이스’로도 불리는 센추리는 일본을 넘어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가 된 토요타가 ‘장인정신’을 내세워 만드는 최상위 승용차 브랜드입니다. 한마디로 토요타의 기함(旗艦)이에요.

2019년 11월 10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축하 카퍼레이드가 도쿄에서 열렸다. 일본 왕실 의전차인 '센추리 로얄'에 탄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2019년 11월 10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축하 카퍼레이드가 도쿄에서 열렸다. 일본 왕실 의전차인 '센추리 로얄'에 탄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왕실, 유력 정치인, 재계 총수 등 ‘귀한 분들(VIP)’을 모시는 차량인 만큼 엠블럼도 특별합니다. 세계유산이자 일본 국보인 뵤도인(平等院)의 황금 봉황상에서 착안한 ‘봉황’ 엠블럼인데, 전문 마이스터가 손으로 만드는 금형 제작에만 한 달이 걸릴 정도라네요.

그런데 토요타가 최근 센추리 SUV 모델을 출시하면서 “첫 수출”을 선언했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를 성공시킨 것처럼 롤스로이스·마이바흐·벤틀리와 경쟁하는 하이엔드 럭셔리카 시장에 뛰어들겠단 얘기예요. 사상 최고의 생산량과 판매량을 해마다 갈아치우는 명실공히 ‘글로벌 톱’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물론 처음부터 잘나간 건 아닙니다. 알고 보면 명문대 졸업생으로부터 외면받던 “촌스러운 시골 회사”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죠. 그런 토요타가 어떻게 세계를 무대로 질주하게 됐을까요. 왜 ‘도요다’가 아닌 ‘토요타’로 읽는지, 6·25전쟁이 어떻게 토요타의 구세주가 된 건지, 다섯 세대에 걸친 세습 경영이 성공한 비결 등 토요타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토요타의 전문 장인이 최상위 브랜드 승용차 '센추리'의 상징인 '봉황' 엠블럼 금형을 만들고 있다. 사진 토요타

토요타의 전문 장인이 최상위 브랜드 승용차 '센추리'의 상징인 '봉황' 엠블럼 금형을 만들고 있다. 사진 토요타

📃목차

◦ 1300년 쓰던 지명 바꾼 시골 공장
◦ 방직기 제조사, 자동차에 도전하다
📌500자 더 : 도요타, 토요다, 토요타…진짜 이름 뭐야?
◦ 간판·안돈·카이젠…“미국 베끼지 못하게”
◦ 5대 걸친 세습 경영, 성공 비결은
📌500자 더 : 나루히토 일왕의 방탄차 가격은 얼마?
◦ 전기차 혁명, ‘토요타 질주’ 멈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