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이 밝아오고 새들이 우짖기 시작하면 하루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네. 생의 마지막 날일지도 모를 하루. 잠을 털어내려 날개를 파닥거리는 새들처럼 깨어 있음이 곧 살아 있음이니. 하지만 아침부터 마음을 다잡아 깨어 있지 못하면 하루의 생활이 다 흐트러지고 마네. 텃밭 노동이든 예술작업이든 형형히 깬 마음으로 할 때 흔감할만한 열매를 거둘 수 있네. 그 열매란 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우주에 핀 한 송이 꽃이라는 자각이든, 고요로 붐비는 희열이든!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