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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스님, 소신공양했다"…조계종 '선택에 의한 분신' 판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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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이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입적한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조계종 대변인인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30일 자승스님의 입적에 대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인도 부다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에서 열린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대법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이 지난 2월 22일(현지시간) 인도 부다가야의 마하보디 사원에서 열린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대법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우봉스님은 지난 29일 오후 6시 50분 경기 안성시 소재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자승스님이 법랍 51년 세수 69세로 원적에 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자승스님이 "생사가 없다 하니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게(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를 남겼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자승스님 열반송.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자승스님 열반송.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경찰, 칠장사 화재 현장 합동 감식 

칠장사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이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합동감식팀을 꾸려 최초 발화점과 소훼 형태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초저녁인 오후 7시 무렵에 발생한 화재에 자승스님이 피신하지 못한 이유 등에 관해 당시 사찰 내에 있었던 주지스님 등 3명을 상대로 여러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자승스님이 차량에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모 2장에 대한 필적 감정도 하기로 했다. 메모에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라며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고 쓴 내용이 담겼다.

또 경찰을 향해서는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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