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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우풍’을 막을 방법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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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집 안 곳곳에 바람이 새는 곳은 없는지 점검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검색 사이트에 ‘우풍 차단’을 찾아보면 현관문이나 창틀에 붙이는 문풍지를 비롯해 찬 기운을 막아 주는 단열재까지 여러 가지 제품과 그 활용 방법이 등장한다. 그런데 ‘우풍’은 잘못 알고 쓰는 말로, 바른 표현이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우풍’을 찾아보면 ‘외풍’의 잘못된 표현이라고 풀이돼 있다. ‘외풍(外風)’은 ‘바깥 외(外)’ ‘바람 풍(風)’ 자의 한자 뜻 그대로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을 의미한다. “찢어진 문틈으로 외풍이 사정없이 새어 들어왔다” 등처럼 쓸 수 있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웃풍’이 있다. ‘웃풍’은 ‘겨울에, 방 안의 천장이나 벽 사이로 스며들어 오는 찬 기운’을 뜻한다. “이 방은 바닥은 뜨뜻한데 웃풍이 세다”와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웃바람’은 ‘웃풍’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으므로, ‘웃풍’을 ‘웃바람’이라고 표현해도 된다.

간혹 ‘웃풍’을 ‘위풍’으로 쓰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아래, 위의 대립이 없는 단어는 ‘웃-’으로 발음되는 형태를 표준어로 정했기 때문에 ‘위풍’이 아닌 ‘웃풍’이 표준어가 됐다.

‘윗바람’과 ‘아랫바람’이란 단어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는 밖에서 들어오는 찬 기운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각각 ‘물의 상류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윗바람)’과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아랫바람)’을 뜻한다. 정리하자면 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은 ‘외풍’, 찬 기운을 가졌으면 ‘웃풍’이라고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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