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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짓는데 7~8년 걸려선 초격차 불가…민·관 머리 맞대야” [중앙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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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는 29일 “미국이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뺏기면 군사력·인공지능(AI) 분야도 뒤처질 수 있기에 계속해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한국이 살아남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초격차 기술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앙포럼’에서 ‘미·중 반도체 전쟁 극복할 키워드 K-초격차’ 주제 강연을 통해서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 ‘반도체 전쟁 극복할 키워드’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대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박재근 한양대 석학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대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박재근 한양대 석학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우선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과 서버 시장의 급성장으로 2030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은 2021년 대비 80%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은 우리나라와 대만·일본 등에 의존하는 생태계다. 미국은 매출액 기준 전체 반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는데, 생산 측면에서 보면 점유율이 11%에 그친다. 중국 역시 전 세계 반도체의 70%를 사용하지만, 직접 만들어 쓰는 비중은 작다. 이에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를 목표로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의 추격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누가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가질지’ 치열한 전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참석 내빈들이 행사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즈 수석경제논설위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현동 기자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참석 내빈들이 행사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즈 수석경제논설위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김현동 기자

이런 가운데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은 초격차 기술을 키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2년 전만 해도 미국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의 D램 기술에 1년 6개월 이상 뒤처졌는데, 요즘은 동일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미래 기술을 키우기 위해선 정부가 주도적으로 연구 인력 육성 등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미 간 정부가 주도하는 기술 공조도 제언했다. “미국의 국가반도체기술센터(NSTC)와 협력해 기술 교류·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다.

박 교수는 각국이 정부 주도로 반도체 전쟁에 나선 점을 주목하며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반도체지원법’을 만들어 5년간 약 67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 점유율을 두 배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과 일본, 대만 등도 유사한 법을 만들어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대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2023 중앙포럼〉이 '미중 패권 경쟁 시대, 한국경제의 활로는'을 대주제로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이어 “국내 공장을 ‘마더팩토리’(생산 선도 공장)로 삼아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용인 클러스터(SK하이닉스)와 용인 남사읍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삼성전자)를 계획대로 추진해야만 초격차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규제 개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박 교수는 “미국이나 대만은 반도체 공장을 짓는 데 2년 6개월이면 되는데 우리는 7~8년이 걸린다”며 “정부와 국회, 기업이 한마음으로 대응해야만 세계적 반도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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