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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아이 낳도록 관념 바꿔라”…NYT “가부장제로 회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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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가 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총리로서 7년만에 방중,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EPA=연합뉴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왼쪽)가 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 총리로서 7년만에 방중, 관계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EPA=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여성단체 지도자들을 소집해 젊은이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관념을 바꿔 인구를 늘리고 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남성 지도자가 여성에게 가정으로 돌아가 아이를 낳도록 지시했다”며 비판적인 뉘앙스를 담아 지난 3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새로 선출된 제13기 중화부녀연합회 지도부를 중난하이(당정 지도부 집무실)로 불러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지침을 전달했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달 23일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13기 부녀연합회 전국대표대회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시 주석은 간담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결혼·양육 문화를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며 “젊은이의 결혼과 연애 관념, 출산과 육아 관념, 가정 관념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고 출산 지원 정책을 서둘러 완비·실천하며 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강조했다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젊은이의 사고방식을 계도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하라는 지침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가정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가정이 화목하고 가정 교육이 양호하고 가풍이 단정해야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며 사회도 비로소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며 “여성 사업은 부녀 자신의 발전뿐 아니라 가정의 화목, 사회의 조화, 국가의 발전과 민족의 진보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인구가 85만 명 감소했다. 대기근으로 인구가 줄었던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175만 명으로, 인도에 인구 1위국 자리를 빼앗겼다.

NYT는 시 주석의 지침과 관련해 과거 가부장제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중국공산당 최고권력기구에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사라졌다”며 “인구통계학적 위기, 경제 둔화, 페미니즘 부상에 직면한 공산당이 여성을 다시 집에 밀어 넣어 자녀를 양육하고 노인을 돌볼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공산당은 지난해 2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없이 남성만으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24명의 중앙정치국을 선출했다.

한편 시 주석은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모색했다. 7년 만에 호주 총리의 중국 방문이 마무리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8년 호주의 화웨이 금지와 2020년 코로나19의 독립 조사 요구로 계속된 무역 보복 등 갈등으로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였다.

◆시진핑, 호주 총리와 관계 회복 모색=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호 두 나라의 교류가 회복되고 관계가 개선·발전하는 정확한 길로 가고 있다”며 “공동이익에서 출발해 평등하게 서로를 대하고 구동존이(求同存異·공통점은 추구하고 차이점은 남겨두다)와 호리협력의 양국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방송(CC-TV)이 보도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와 중국의 정치 체제가 달라 서로 갈등이 있는 것은 정상이지만 갈등으로 양국 관계를 정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회담 직후 X(옛 트위터)에는 “호주는 국익을 위해 계속 중국과 접촉할 것이며 차이가 있는 곳에서 대화는 필수”라는 글을 올려 시각 차이를 숨기지 않았다.

이날 중국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호주의 동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2개 회원국 과반 동의가 필요한 CPTPP의 기존 체결국인 호주에 중국 가입을 위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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