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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은 없다” 이스라엘, 가자시티 옥죄며 ‘느린 공격’ 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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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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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이 하마스 근거지 가자시티를 에워싸고 진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대규모 전면전 대신 주요 도로를 차단한 채 천천히 진격하는 ‘느린 공격’(Slow incursion)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장기전을 통한 힘 빼기로 하마스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인질 구출과 석방 협상을 위한 여지를 남겨 놓기 위한 전술이란 분석이다. 하마스도 대전차 무기 등으로 대항하면서 교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3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 지상전에서 다수의 하마스 테러범을 사살하고 약 300곳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은 이날 가자지구 남쪽으로 진격해 온 이스라엘군을 향해 대전차 미사일로 공격하는 등 교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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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진주만 폭격, 9·11 테러 이후 휴전에 동의하지 않았듯 가자지구에서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도 “지금 휴전은 올바른 답이 아니다”며 거들었다.

이스라엘군은 남북 양쪽에서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지난달 27일 가자지구 북쪽에 교두보를 확보한 이스라엘군은 탱크와 장갑차, 드론과 헬기 등을 이용해 가자시티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예상보다 느린 진격 속도에 대해 아모스 야드린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국장은 로이터에 “민간 사상자를 줄이고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최대한 많이 죽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남쪽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살라 알딘 도로를 점령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에서 “최소 한 대의 불도저와 다른 장갑차를 포함한 이스라엘 병력이 살라 알딘 도로에 진지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총연장 45㎞의 이 도로는 이집트와 맞닿은 남쪽 라파 검문소에서 북쪽 이스라엘 국경의 에레즈 검문소까지 잇는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가자를 남북으로 가르는 이 도로를 장악해 하마스를 가자시티에 가둔 뒤 섬멸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이 도로를 차단하면 가자지구는 사실상 동강 나고 가자시티는 남쪽 지역으로부터 고립된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 해체뿐 아니라 인질을 데려오는 것 모두 군 작전 확대로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에 대한 드론 공격을 시인했다. 후티 반군은 31일 이스라엘 동남부 에일라트 일대에서 발생한 드론의 침투 시도를 자신들이 실행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2016년 후티 반군 측이 주도하는 정부의 총리로 임명된 압델아지즈 빈 합투르는 “우리는 대이스라엘 ‘저항 축’의 일부로 드론 등을 이용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 국경이 만나는 시나이반도 동쪽 에일라트에서는 지난달 27일에도 미사일·드론 공격 시도가 있었는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 격추됐다. 이스라엘군 당국은 당시 공격 시도의 배후가 후티 반군일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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