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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출생아 역대급 감소…올해 입학생 '0명'인 학교는 164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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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만8984명이 태어났다. 출생아 수가 역대급 감소율을 기록하면서 2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저출산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고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유소년 인구는 20년 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른바 ‘슈링코노믹스’(축소 경제)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역대 최소 출생, 감소 폭은 역대급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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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8월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98명 줄었다. 8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출생아 수 감소율은 12.8%에 달했는데 이는 2008년을 제외하면 같은 달 기준 가장 큰 감소 폭이다. 2008년은 황금돼지띠(2007년) 선호 현상으로 전년도 출생아 수가 급등한 기저효과의 영향이었다. 올해는 이어지는 저출산 기조 속에서 나타난 급감이다. 다른 달과 비교해도 2020년 11월(-15.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코로나 끝났지만…“반등 징후 안 보여”

올해 1~8월 총 출생아는 15만8492명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 17만명이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1만명 이상 줄었다. 통상 연말 출산을 꺼리는 것까지 고려하면 올해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하게 된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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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022년 출산율 감소에 코로나19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지만, 일상 회복 1년이 넘은 올해도 출산율 반등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저출산이 뿌리내렸다는 암울한 분석이 나온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가 나오고 있어서 저점에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끝이 아니었다. 올해는 출산율은 0.7명에 가깝게 나올 것 같다”며 “코로나19는 끝났는데 아직 반등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8월 혼인 건수는 1만4610건으로 1년 전보다 1108건(7%) 줄었다. 5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다.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지난해 말부터 혼인이 반등하는 듯했으나 얼마 가지 않았다. 대기 수요가 몰리면서 생긴 일시적인 반등에 그쳤다. 결혼이 출산의 선행지표 성격이 강한 만큼 향후 출산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저출산 추이를 반영한 총인구 추계’ 보고서를 통해 합계출산율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유소년(0~14세) 인구가 2020년 632만명에서 2040년 318만명으로 반 토막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혼인 건수와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 비중이 줄고 있고, 초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어 출산율 반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전제다.

지난달 21일 오후 7시전남 해남군의 번화가 골목. 퇴근 직후 저녁 시간이지만 거리엔 사람이 없었다. 해남=나상현 기자

지난달 21일 오후 7시전남 해남군의 번화가 골목. 퇴근 직후 저녁 시간이지만 거리엔 사람이 없었다. 해남=나상현 기자

인구 감소에 따라 경제가 쪼그라드는 ‘슈링코노믹스’(축소 경제)의 근본 원인은 저출산이다. 출산율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2017년 4만238개였던 어린이집이 지난해 3만923곳으로 줄어드는 등 축소 경제는 진행형이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1만2164개교 중 올해 입학생이 10명 이하인 학교는 2138개교(17.6%)다. 올해 입학생이 0명인 학교도 164개교나 됐다. 대학 입학생이나 군 병력 역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지금의 유소년이 성인이 될 때면 대학 폐교와 지역경제 위축이 불가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저출산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 이후 0.8%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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