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교수의 분단체제론, 성립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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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뉴라이트재단 이사장 안병직(사진)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진보 학계의 원로 백낙청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를 실명으로 비판했다. 27일 출간된 뉴라이트재단 기관지 '시대정신'(2006 겨울호)에 기고한 '허구로서의 분단체제'를 통해서다. 안 교수는 "백낙청 교수의 분단체제론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분단체제론은 백 교수가 한국사회를 분석하며 주장한 이론으로 남북을 아우르는 하나의 분단체제가 한반도에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남북문제의 해결과 연관시키지 않고서는 산업화, 민주화 및 선진화와 같은 국정 과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 백 교수의 주장"이라며 "정말 우리가 남북문제를 우선적으로 풀지 않고서는 산업화나 민주화나 선진화를 제대로 달성할 수 없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안 교수는 "백 교수의 분단체제론이 성립하기 위해선 여러 모순이나 여러 체제를 변수로 환원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방법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백 교수는 분단체제론의 이론화를 사회과학도가 맡아주기를 거듭 바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분단체제론은 본래 성립할 전망이 없었기 때문에 사회과학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안 교수는 "백 교수는 민중운동을 기초로 하는 민중민주주의 운운하고 있는데, 민중민주주의란 바로 인민민주주의며, 이 지구상에서 인민민주주의는 모두 독재국가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백 교수는 진보 성향 계간지 '창비'(2006 겨울호)에서 안 교수를 비판한 바 있다. 백 교수는 안 교수가 "현재 한국현대사의 기본 과제로 인식되고 있는 선진화와 통일 중에서 선진화가 배타적 국정과제임을 올바로 인식하고 6.15남북공동선언을 폐기해야 한다"고 한 주장을 문제삼았다. 백 교수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중도의 길은 선진화와 통일의 병행"이라고 주장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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